(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KT가 현대HCN을 품에 안고 케이블TV 시장 점유율 36%에 달하는 절대 강자로 올라설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27일 현대HCN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는 당초부터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손꼽혀왔다.

유료방송 시장을 선점하려는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본입찰에 뛰어든 상황에서 KT스카이라이프가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인 5천억원대 중후반을 써낸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4천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가입자 정체로 위기를 맞으면서 새로운 성장 활로 모색을 위해 현대HCN을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티브로드, LG헬로비전(옛 CJ헬로)을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동안 KT는 유료방송 시장 합산 규제에 걸려 딜라이브 인수가 불발됐던 터라 케이블TV 인수가 더욱 절실한 상황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KT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기반을 마련했다.

작년 하반기 기준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군 31.52%, LG유플러스 군 24.91%, SK브로드밴드 군 24.17% 등이었다.

여기에 KT가 점유율 3.95%의 현대HCN을 인수하게 되면 KT의 점유율은 36%에 달하게 된다.

2위 LG유플러스 군과의 점유율 차이는 10%포인트(p) 이상으로 벌어진다.

현대HCN이 보유한 서울 서초구·동작구, 대구·경북 등 주요 권역에서 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물론,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인수자 매출 확대 등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다만, KT로서는 아직 공공성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유료방송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한 유료방송 시장 합산 규제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2위와의 점유율 격차가 커지면서 정부, 국회 등의 견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회에서는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역할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여지도 남아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HCN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로서 방송과 방송의 M&A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라이프는 유무선 네트워크 결합을 통한 양사 시너지 극대화, 방송상품 중심의 실속형 신상품 출시로 시장 경쟁 활성화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과 방송의 공적책무인 지역성 강화와 위성방송에 요구되는 공적책무 확대, 이용자 후생 증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지형은 계속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딜라이브(5.98%)와 CMB(4.58%) 등의 케이블TV도 후속 매각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이 중 한 곳을 인수할 경우, 1위 KT와의 격차를 좁히고 2위 사업자로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해외 동영상 업체의 공세 속에서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통사 간 인수 경쟁은 계속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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