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월가 전문가들은 약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시장에서 대체로 예상됐던 만큼,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5%, 전년동기대비 7.0% 올랐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198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12월 근원 CPI도 전년대비 5.5% 오르며 1991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경제 방송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CNBC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매파적 색채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의 존 애쉬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물가 지표는 우리가 딱 예상한 정도로 좋지 않았다"며 "우리는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올해에 네 차례, 내년에 추가 네 차례 금리를 25bp씩 인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물가 상승률은 7%를 기록하며 완화의 신호를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며 "물가 상승률이 고점에 근접했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긴 기간 동안 지속한다는 리스크가 여전하며 이로 인해 연준의 더 공격적인 반응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BC 캐피털의 애널리스트들도 "연준은 이와 같은 물가 압력으로 압박을 느끼고, 이르면 오는 3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진입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2022년 초까지 계속 악화하다가, 2분기 들어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 로웬가트 이트레이드 투자전략가 또한 "12월 CPI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공고화할 뿐이다"며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의 압력을 체감하고 있으며, 이것이 연준의 더 매파적인 접근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시장이 지난해 12월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이미 선반영한 만큼 시장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자 운용 대표는 "7%대 물가 상승률은 오랫동안 봐오지 못했던 숫자이며,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놀라운 결과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물가 지표가 대체로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고, 이날 오전 채권 시장의 금리 움직임은 오히려 하락하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우호적인 재정 상태가 기록적인 물가 급등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여전히 상당한 부족 상태에 있다"며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재정 상태는 매우 좋고, 이들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 노동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23시 5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