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코스피가 최근 반등할 기미를 보이는 국제유가로 인한 부담을 느낄지 주목된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중앙은행의 긴축 강도에 큰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이다.

31일 증권가 전문가들은 지난 두 달간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하는 것이 코스피에 하방 압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다소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지난 7월 이후 코스피는 국제유가의 추세적인 하락과 함께 반등했다. 유가 하락이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를 진정시켜 각국의 물가 압력을 완화했고, 증시는 이런 물가 피크 아웃의 신호에 반등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7월 이후 코스피는 현재까지 4.55% 상승했다. 이 기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대에서 85달러까지 하락했다.

코스피와 WTI 선물가격 추이(빨간 줄 - 코스피, 파란 줄 - WTI 가격)
출처: 연합인포맥스




다만 하락 추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원자재선물 종합(화면번호 6900)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10월물 WTI 가격은 현재 배럴당 92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9일 WTI 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에서 감산 계획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에 배럴당 97달러대로 급등한 바 있다.

코스피와 WTI 선물가격 추이(빨간 줄 - 코스피, 파란 줄 - WTI 가격)
출처: 연합인포맥스




구체적인 감산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는 러시아 관영지발(發) 소식에 속도 조절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회원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를 밑돌지 않게 만들려는 스탠스를 계속 보여주고 있는데, 80달러를 하회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의 재정 적자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국제유가는 80달러대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방 수요의 확대 등으로 유가의 상방 압력은 여전한 상황이다"라며 "다가올 4분기와 내년 초에는 배럴당 100달러대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유가의 상방 압력이 코스피에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상승이 무역 수입액 규모를 키워 무역적자를 야기하고, 달러-원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통상 높은 수준의 달러-원 환율은 국내 증시로 유입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의 급등이 무역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무역적자가 개선돼야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달러-원 환율의 급등세를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유가의 영향력이 제한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장의 화두는 잭슨홀 연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현재 기준으로는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 이후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 연준 쪽에 시장의 포커스가 쏠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곧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가 현재는 가장 큰 변동 요인"이라며 "고용지표가 지난달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와 연준의 긴축 속도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시장의 컨센서스는 20만~30만 건 증가 정도로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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