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달러 환산 코스피가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코스피 대비 더 큰 낙폭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돼 낙폭도 제한되지만, 경기 우려, 환율 변동성 등 여러 장애물이 있어 외국인의 추세적 유입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1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 환산지수 일별 추이(화면번호 3238)에 따르면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5.26포인트(0.70%) 하락한 745.15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달러 환산 지수는 코스피 대비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코스피가 하락을 거듭하는 와중에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상향 돌파하는 등 큰 폭 상승해서다.

코스피(파랑 줄)와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빨강 줄)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달러 환산 지수의 상대적인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요인이다. 같은 가치의 금액으로 코스피 주식을 더 많은 양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장 초반 순매수 기조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직전 거래일 기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지난 9월 30일 달러 환산 지수가 2020년 4월에 이를 정도로 낮아진 시점을 기준으로 순매수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 환산 지수가 일반 코스피 대비 더 많이 하락하면서 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 모습이다"며 "달러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가격 측면의 매력도가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피 지수 내에 반도체 비중이 높은데, 마이크론의 감산 소식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괜찮을 것이란 기대감들이 작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추세적 유입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싼 이유만으로 주식을 사지는 않는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전망을 고려할 텐데,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분이 외국인 유입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달러-원 환율이 고점에 달했을 것이란 전망이 외국인 유입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가 113포인트에서 전고점을 뚫고 더 올라가는 상황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외국인이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인덱스가 추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달러의 구매력이 최고에 도달한 최근 시점이 외국인 코스피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기업이익 및 수출 실적 등 경기 우려로 외국인의 추세적 유입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나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재 지속해서 코스피를 사들이는 모습이지만, 추세적인 유입으로 이어지려면 코스피 이익 전망치나 수출이 확실히 개선돼야 한다"며 "또는 달러 강세가 확실하게 꺾이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 지표가 전년 대비 기준으로 매달 상승률이 둔화하는 등 경기 측면에서 현재 좋을 게 없는 상황"이라며 "이익 전망치가 하향된 것은 맞지만, 주가가 이를 선행한다는 측면에서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이익 전망치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면 외국인이 유입할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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