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8일 키움 히어로즈가 최종 스코어 2승 4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면서 가을야구의 주인공 자리를 SSG 랜더스에게 내줬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나선 한국시리즈에 또다시 좌절하면서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다는 안타까움을 이어가게 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키움 히어로즈의 주력 후원사를 맡은 키움증권의 실적이 발표됐다. 키움증권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천7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1천24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6.85% 줄었다.

글로벌 금리 인상기 증시 부진에 따라 주식 거래대금 등이 감소하면서 리테일에 강점을 보이는 키움증권은 부진한 실적을 시현했다.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부문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1% 줄었다. 기업금융(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감소한 353억 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만의 일은 아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가량 줄었고, 삼성증권은 56.9%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여파는 즉각 드러났다. 여의도 증권가의 감원 바람이 매섭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수 증권사가 적극적인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의 정보지가 돌고 특정 회사는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도 했다.

증권사 입장에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실적 부진은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우수한 실적을 기록할 때부터 올해 실적을 미리 걱정하는 말들이 나왔다"며 "올해가 조용히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우승 여부를 떠나 올해 키움의 도전은 눈길을 끌 만했다. 키움은 선수단 연봉 총액이 10개 구단 중 9위에 해당하는 '언더독'이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면서도 수많은 난관과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야구팬들의 중론이다.

실적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등 바람 잘 날 없는 증권가의 연말도 졌지만 잘 싸운 해로 기록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의 완화와 유동성 경색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 등이 진행되며 증권업계의 내년 분위기는 비교적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황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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