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올 한해 카드사는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급등으로 인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였다. 내년도 실적에 대한 우려는 커졌지만, 신용판매 등 본업에 집중한 안정적인 사업 구조로 인해 금융업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우려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

◇ 민간소비 회복…상반기 카드 이용실적 선방

29일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상반기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348조5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의 영향력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진행되던 소비 회복세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이에 카드사는 올해 1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가계부채 규제 강화 등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사는 자동차 할부 시장에 진출하고 결제 플랫폼 경쟁에 나서는 등 시장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금리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조달 비용이 급등한 점은 하반기 카드사 수익성을 악화한 요인이다. 긴축적인 환경이 지속되자 시장 조달의 비중이 높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채권 발행 여건도 악화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시장성 조달 비중은 2021년 말 기준 56.1%로 타 금융산업 대비 2배 이상이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의 경색도 여전채 불안을 심화시켰다.

신용등급 'AA+' 카드채 3년물 금리는 올 1월 2.5%대에서 11월 6%로 급등했다.

◇ 안정적 영업 구조…금융권 우려 빗겨가

다만 카드사는 신용판매 중심의 안정적인 영업 구조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은 거의 취급하지 않은 점이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카드사 합산 PF 대출채권 취급 규모는 올 6월 기준 1조7천억 원이다. 총 채권 내 비중은 1.1%에 불과해 PF 부실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다른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PF를 경쟁적으로 취급할 때 오히려 신용판매와 같은 본업에 집중했다"며 "개인 고객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PF 등을 취급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 일부 부동산 PF 대출채권을 취급하는 회사가 있지만, 그 규모와 리스크도 증권사 등 다른 금융회사 대비 양호하다는 평가다.

롯데카드는 총 채권 내 PF 대출채권의 비중이 올 6월 기준 8.5%다.

하지만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규모, 중후순위 채권 비중 등 질적 측면을 고려하면 유사 신용등급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 대비 리스크가 크지 않다.

B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비율에 따라 부동산 PF에 진출할 수 있는 카드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경영진이 안정적인 영업 구조가 있는데 굳이 PF에 진출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따져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회사들에 큰 수익을 안겨다 준 부동산 PF를 취급하지 않은 점이 카드사가 비교적 이번 위기를 수월하게 넘어가게끔 만든 요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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