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한상민 기자 = '실수는 반성으로, 반성은 성찰로'
실수는 피할 수 없지만 이를 곱씹으면 발전한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올해의 실수를 반추하며 금융시장을 되돌아보는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28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나의 실수' 리포트를 통해 "투자는 좋은 선택을 해야 이기는 게임이지만,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승률을 높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실수로부터 배움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이 그가 뽑은 실수였다.

올해 초 이미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한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또 저금리의 당위성에 대해 지나친 믿음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용인하지 않겠냐는 생각은 '예단'이라는 강적 앞에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또 "경제 행위나 정책 의사결정도 자산 가격의 움직임처럼 가속도로 표현되는 자기강화의 과정이 나타난다는 점을 올해 실감했다"며 "언젠가 올 변곡점을 맞추려 하는 것보다 추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처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성찰했다.

그가 실수를 반추하는 건 금융시장의 반복성을 믿어서다. 과거의 경험이 100% 복제되진 않지만, 시간을 두고 비슷한 행태로 나타나는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빅테크 주식들의 몰락도 한 예시다. 1920년대 기술주 열풍, 1990년대 후반 닷컴주 열풍 직후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FFANG으로 대표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은 훌륭한 기업이지만 과도하게 높은 프리미엄은 후유증을 피해갈 수 없다는 교훈을 되새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틀린 것 혹은 틀리고 있는 것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며 "투자는 야구선수의 타율처럼 확률을 높이는 속성 가지고 있고, 실수가 있더라도 장기적인 성공 확률을 높이면 훌륭한 투자자로 살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소속의 애널리스트들도 반성의 한마디를 함께 거들었다.

박소연 연구원은 중국의 자존심을 간과했다고 설명했다. 제로 코로나의 완화 가능성을 점쳤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는 것이다.

그는 "애널리스트 일을 20년 하고 있지만, 언제나 맞추는 콜보다는 틀리는 콜이 많다"며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면 괴롭기도 하지만, 틀렸다면 빨리 인정하고, 빨리 수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세라 건설 부문 연구원은 "공급은 부족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은 영원할 줄 알았네", 엄경아 항공업 연구원은 "항공사들이 해운사처럼 될 줄 알았다" 등의 한마디를 통해 올해의 실수를 고백했다.

크레디트 담당 이경록 연구위원은 "절대금리만 보고 인플레이션 가속화 가능성을 놓쳤다", 채권 전략 조용구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에 기반한 전망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출처: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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