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1월도 조달 러시…3기 신도시 등 물량 촉각, 부담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지난해 한전채 물량 폭탄 등으로 크레디트 전반의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을 높였던 공사채 시장이 올해도 연초부터 조달 질주를 이어갈 전망이다.

통상 공사채 시장의 경우 1월 발행량이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2023년에는 한전채를 필두로 연초에도 발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초에도 발행 속도, 이번 주 줄줄이 대기

2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한국전력공사는 두 차례에 걸쳐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각각 5천억 원 내외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정대로 발행이 성사될 경우 이번 주에만 1조 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하는 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이번 주 선순위 소셜본드(social bond) 발행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채로 분류되는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도 연초 발행세에 동참한다. 'AAA' 한국남부발전 또한 이번 주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통상 공기업은 2월께 확정되는 예산안 등에 발맞춰 연초 채권 발행에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새해 첫 주부터 발행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지난해 시장 불안이 상당했던 터라 당시 미뤄뒀던 조달을 연초까지 이어가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전채 감소 관측, 시장 안정 뒷받침?…의견 분분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한전채 발행 물량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란 기대 아래 공사채 시장이 올해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전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기도 했으나 정부가 전기요금을 상당 폭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터라 부담은 완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7)에 따르면 공사공단채는 2019년부터 4년간 꾸준히 순발행을 이어왔다. 2019년 1천844억 원 수준이었던 순발행 규모는 지난해 30조4천863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한전채 순발행 규모가 25조 원을 웃돌았다는 점에서 이는 한국전력공사 효과가 상당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외 공기업들의 조달이 늘어나면서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 또한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한전채의 경우 올해 순발행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여전히 일정 수준의 조달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각종 정책을 둘러싼 이외 공기업의 발행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채권 발행 한도를 5배로 확대하는 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자금 수요가 상당하다.

3기 신도시를 둘러싼 공기업들의 조달 확대 가능성도 늘고 있다.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도 내 도시공사는 토지 보상 등을 두고 조달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3기 신도시 사업 관련 조달 준비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안산도시공사는 지난달 장상·신길2 공공주택지구 등 3기 신도시 사업비를 위해 올 상반기 중 1천180억 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관련 공사들의 조달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한전채 발행이 축소되더라도 전체 공사채 물량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수 있다"며 "공사채의 경우 이달까지 언더 발행은 가능하겠지만 내달부턴 스프레드가 상당 부분 내려온 데다 주요 공기업들이 조달을 재개하면서 점차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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