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홍예나 기자 =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이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의 붕괴 여파로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 중 최고치는 1,400% 급등한 25만 달러, 최저치는 70% 급락한 5천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 드레이퍼, "올 중순 비트코인 25만 달러 간다…반감기도 오고 있어"

올해 가장 높은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제시한 사람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이자 억만장자 벤처자본가인 팀 드레이퍼다.

그는 FTX 사태에도 올해 중순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보다 1,400%까지 급등해 25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 근거로 여성 투자자들의 유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소매 지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여성들이 보유한 암호화폐 규모는 7개당 1개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장벽은 조만간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2024년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감기는 4년마다 채굴자에게 지급되는 비트코인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말하는데, 비트코인 공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기업 개발 부사장도 비트코인 강세 전망에 손을 들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 기계에 사용되는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채굴자들이 기계를 바꾸거나 비트코인을 팔고 있어 공급이 감소 중인데 이는 좋은 신호"라며 "시장이 채굴자들의 매도 압력을 충분히 흡수했다고 판단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가 저점"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유동성 부족…비트코인 5천달러로 급락"

반면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SC는 지난달 발표한 연구 노트에서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가에서 70% 내린 5천 달러까지 고꾸라지는 등 또다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릭 로버트슨 SC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비트코인 매도세는 둔화할 것이지만 손실은 여전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은 기술주와 함께 급락해 5천 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로버트슨은 "많은 암호화폐 기업들과 거래소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붕괴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시나리오가 앞으로 1년 안에 발생할 확률은 제로(0)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으로 매력 반감 vs '고래' 개입으로 비트코인 살아날 것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렸다. 월가의 베테랑 투자자 마크 뫼비우스와 캐롤 알렉산더 서식스대 금융학과 교수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으로 각각 1만 달러와 5만 달러를 점쳤다.

뫼비우스는 금리 인상이 비트코인 매력을 반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에 몸담은 그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근본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서 비롯됐다며 "금리가 높아질수록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사들이는 것은 이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덜 매력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캐롤 알렉산더 서식스대 금융학과 교수는 FTX 붕괴를 계기로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1분기에 3만 달러로 오른 뒤 3~4분기에는 5만 달러까지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렉산더는 도미노 현상 발생 시 거래량이 증발하면 코인 시장의 큰 손들이 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핀테크 기업 리버파이낸셜에 따르면 97개의 비트코인 지갑 주소는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14.15%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1만6천50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작년 비트코인 가격은 테라와 FTX 사태, 암울한 거시경제 환경 등으로 60% 미끄러졌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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