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혼조세로 돌아섰다. 유로화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큰 폭의 약세를 보인 뒤 되돌림 장세를 보이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공개한 의사록을 통해 당분간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2.6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0.953엔보다 1.727엔(1.32%) 급등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602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5510달러보다 0.00510달러(0.4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68엔을 기록, 전장 138.15엔보다 2.53엔(1.8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644보다 0.37% 하락한 104.252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연준은 이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을 통해서도 인플레이션 진압에 대한 결기를 다시 한번 다졌다.

지난 12월 13~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대체로 입수되는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인 하락 경로에 있다는 확신을 제공할 때까지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연준은 통화정책 변경을 의미하는 피벗에 대한 섣부른 기대도 차단했다.

연준 위원 가운데 올해 금리 인하를 전망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의사록에도 위원들의 결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의사록은 "지속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할 때 몇몇 참석자들은 통화정책을 너무 일찍 완화하는 것을 경계했다"면서 "어떤 참석자도 2023년에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원들은 금융시장의 "부적절한(unwarranted) 완화"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물가 안정 노력을 해칠 수 있는 섣부른 정책 변경을 경계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올해 기준금리가 5.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연준의 매파적인 행보를 뒷받침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연준이 앞으로 몇 달간 금리를 5.4% 근방까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중간값인 5.1%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4.25%~4.5%인 점을 고려하면 추가로 1%포인트가량 더 인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카시카리 총재는 또한 연준이 섣불리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이는 1970년대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을 다시 치솟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올해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이 있으며, 연준 내에서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자는 매파 쪽에 속하는 인물이다.

유로화는 한때 1.06353달러에 거래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의 약세를 되돌렸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유로존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다. 전날 발표된 12월 독일 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8.6% 상승했다. 이는 전월 확정치인 10.0%보다 하락한 수준이다. 12월 예비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8% 상승을 밑도는 수준이다. 12월 수치는 전월대비로는 0.8% 하락해 전월 확정치인 0.5% 하락에 이어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WSJ는 CPI가 전월보다 0.7% 하락한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기준을 따른 물가지수(HICP)도 전년대비 9.6% 상승해 11월 확정치 11.3% 상승보다 상승폭이 완화됐다.

일본 엔화 가치는 큰 폭의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일본은행(BOJ)이 올해에는 출구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기대에 따라 급등했던 엔화 매수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9.900엔을 기록하는 등 한때 130엔대도 밑돌았지만 132.720엔까지 반등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시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전날 물가 상승 목표를 2%로 정하는 정부와 일본은행의 공동성명에 대해 언급한 대목을 주목했다. 기시다 총리는 "재검토 여부를 포함해 새로운 일본은행 총재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역외 위안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특수목적채권 발행으로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인프라 투자에 의존한 성장 전략을 강화해왔다. 중국의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60%로 주요 국가들보다 낮다는 이유에서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 종가인 6.9218위안보다 하락한 6.90위안 언저리에서 호가됐다.

배녹번의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의사록이 예상보다는 매파적일 수 있어 이날 달러 약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2월 1일에 끝나는 FOMC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틀랜타 연은도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4분기 추정치를 3.7%에서 3.9%로 올려 2분기 연속 3% 이상의 강력한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더X의 분석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새해 거래가 시작된 지 하루 반만 지났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읽을 수는 없지만 유로존의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거시 경제지표는 여기에 대해 약간의 의문을 제기해왔다면서 "그것이 시장이 붙잡고 있는 큰 그림이다"고 강조했다.

캑스톤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스트리치는 "미국을 둘러싼 지배적인 서사는 너무 비관적이어서 대부분의 위험이 달러화 약세로 치우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연준의 의사록 내용은 시장 반응보다 추정하기 더 쉽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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