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식적인 반응은 확인된 바 없습니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대표이사는 11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이같이 답했다. 한화큐셀의 대규모 미국 투자 결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다.

그는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기본 스탠스는 우호적이고 긍정적"이라면서도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재차 덧붙였다.

이날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천억원을 들여 '솔라 허브'라는 이름의 태양광 생산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북미 최초로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을 현지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
[사진:연합인포맥스]



이번 결정을 촉진한 주요 배경 중 하나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한화큐셀이 IRA를 통한 미국 정부의 투자 유치 전략에 화답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화큐셀은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태양광은 한화그룹 차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 사업이다. '한국화약'이 모태로 유화·방산·건설 등 환경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이미지였던 한화를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2010년 입사 때부터 뚝심 있게 키워온 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투자를 놓고도 김 부회장이 시장 선점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이 많다.

그래서인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이구영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떼더니 행사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회사가 크게 한발 나아가는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운 듯 보이기도 했다. 그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영업 확장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쏟아지는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을 했다. 부지 선정 배경부터 시장 전망, 기대효과까지 술술 설명이 이어졌다.

유일하게 '바이든의 반응'에 대해서만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다소 조심스러워하며 "공식 확인된 바 없다"고 짧게 정리했다. 퍼즐 한 조각이 덜 채워진 느낌이 들었다. 훗날 이날을 되돌아봤을 때 살짝 아쉬움이 남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 대표는 질의응답이 모두 마무리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사회자의 퇴장 안내에도 끝까지 남아 취재진 등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를 최대한 완벽하게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출처:조 바이든 미 대통령 트위터]



끝이 아니었다. 그날 저녁 미국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성명을 통해 "오늘 한화큐셀의 발표는 미국 경제에 대형 호재"라며 반가움을 표한 것이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서도 해당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이구영 대표의 '완벽한 하루'가 완성됐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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