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NAS:TXN)가 부진한 반도체 수요에 저항력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작년 4분기 동종업체들은 두 자릿수의 매출 감소를 나타냈지만 TI의 매출은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빛과 소리 등의 정보를 처리하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매출순이익률이 40%를 넘어 대만 TSMC에 육박했다.

지난달 25일 TI는 작년 10~12월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한 4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각각 32%, 47% 감소를 기록한 데 비해 양호한 실적이다.

TI는 수요가 줄고 있는 전자제품용 반도체 매출 비중이 작고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의 매출 비중이 높다. 인텔은 PC 연산 등에 사용되는 로직 반도체, 마이크론은 스마트폰의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가 주력으로 전자제품 수요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TI는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이 25%, 산업용 반도체 매출이 40%를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일본 TI 관계자는 "중요한 점은 차량 1대당 반도체 탑재액이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기차에는 가솔린차보다 3~4배 많은 반도체가 탑재된다"고 말했다.

작년 4분기 매출 순이익률은 43.7%로 TSMC(44.9%)와 비슷하다. 기술환경의 차이로 인한 감가상각비가 낮다는 점이 한 요인이다. 첨단 로직과 메모리 반도체는 회로폭 10나노미터 이하의 양산 기술이 필요하지만 아날로그 반도체는 이미 성숙한 기술인 45~130나노 기술이 중심이다.

반도체 미세화 경쟁은 기술개발과 양산공정 구축 등 거액의 투자가 동반된다. 이에 비해 TI는 지난 10년간 매출 증가 속에 감가상각비를 10억 달러로 억제해왔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상각비 비중은 5% 정도에 그친다. 이에 비해 TSMC의 상각비는 매출액의 19%에 달한다.

자동차 생산은 경기후퇴의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중장기 경제성장 전망이 낮아져도 차량용 아날로그 반도체는 20~30%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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