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수요 급증, 해외 투자처 확대로 대응…新시장 개척 앞장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기존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집중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국가로 조달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확대로 조달 수요가 급증하자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사무소 설립에 이어 올 초 국제금융부를 신설하는 등 새 조달 전략에 맞춰 조직 개편에도 힘을 실었다.

10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전일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외화채 시장에서 달러화 환산 기준 약 15억8천304만 달러어치 발행을 마쳤다.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2조6천500만 프랑)와 달러화 선순위채(13억 달러) 조달을 이어간 결과다. 지난해 KP 시장에서 마련한 자금이 16억7천936만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달여만에 연간 발행물에 육박하는 조달을 마친 셈이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조달 기세는 여전히 맹렬하다. 전일 호주 달러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인베스터콜(investor call)을 진행하는 등 후속 딜 채비에 한창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외화 조달의 중심에는 올 초 탄생한 국제금융부가 있다. 그동안 국내외 조달은 모두 유동화증권부에서 담당했으나 국제금융부를 신설하고 외화채 조달 업무를 전담토록 해 집중도를 높였다.

지난해까지 유동화증권부에서 조달 업무를 담당했던 서동우 부장과 정주화 팀장 등이 국제금융부로 자리를 옮겨 외화 조달 업무의 전문성을 높였다. 국제금융부 탄생에는 조달처 확대에 대한 최준우 사장의 의지 또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외화채 시장을 겨냥한 조직 개편은 지난해부터 차츰 이뤄졌다. 지난해 6월 첫 해외 거점으로 싱가포르 사무소를 설립하고 해외 투자자와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이어 국제금융부에 싱가포르 사무소는 물론 해외 조달과 대외협력 업무 등을 담당하는 팀을 배치해 글로벌 시장 대응에 나섰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정책모기지 확대 등에 대응해 외화 시장을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모습이다. 안심전환대출과 특례 보금자리론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조달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특례 보금자리론은 접수 한달여만에 신청액이 17조4천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통상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 신청액이 급증할 경우 시장에서는 주택저당증권(MBS) 등에 대한 수급 우려를 보여왔다. 한국주택금융공사 MBS 발행이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채권 시장 전반의 수급 부담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곤 했다. 이에 해외 시장으로 조달 영토를 넓히는 데 더욱 집중하는 양상이다.

다만 해외 조달 또한 물량 부담 등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극복 과제다. 금리 인상 기조로의 전환 등으로 글로벌 채권 시장 또한 유동성 효과가 제한되고 있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잇따른 대규모 발행 한국물 시장 전반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그동안 커버드본드 본고장으로 꼽히던 유럽 시장에 집중해 조달을 이어왔다. 2018년 한국물 최초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후 매년 5억유로 수준의 조달만 이어왔으나 2020년부터 점차 발행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부터는 유럽을 넘어 각종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물 최초로 스위스프랑 커버드본드를 찍은 데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달러화 선순위 사모채를 발행키도 했다. 이어 올해는 공모 달러화 선순위채와 호주 달러 커버드본드 등으로 조달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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