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전격 인수 소식에 안도하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위험통화인 유로화는 약진했다. 일본 엔화는 제한적인 안전자산 선호 수요 유입 등의 영향으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1.42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1.990엔보다 0.563엔(0.4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228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6635달러보다 0.00593달러(0.56%)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93엔을 기록, 전장 140.72엔보다 0.21엔(0.1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920보다 0.59% 하락한 103.306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 인포맥스 제공>
유로화가 한때 1.07810달러를 기록하는 등 달러화에 대해 약진했다. UBS가 위기에 빠진 CS를 30억 스위스프랑에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스위스 연방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CS를 전격 인수한 것으로 풀이됐다. SNB는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천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필요시 유로존 은행들에 대출 지원을 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불안심리 진정에 안간힘을 다했다.

미국 연준이 캐나다·영국·일본·유로존·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달러화 스와프협정 상의 유동성 증대를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성명을 통해 달러 스와프에 따른 달러 공급 효과를 키우기 위해 최소 다음 달 말까지 "(협정상) 7일 만기물의 운용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스와프협정은 환율 안정을 위해 협정 체결국 중앙은행들이 일정액의 자국 통화를 서로 교환해 예치하는 것으로, 금융 환경이 경색되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달러 표시 부채를 보유한 각국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에 최근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매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는 소식도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은행업에 대한 불안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에 대한 제한적인 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UBS가 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채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베일 인(bail-in)이 단행됐다는 소식도 엔화에 대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CS 채권 보유자들은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5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됐다. UBS 그룹의 이번 인수 과정에서 CS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AT1)이 0원으로 상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CS 주주들은 인수 대금인 30억 스위스프랑 가치의 UBS 주식을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 문제가 집중 거론되고 있다.

베일인'(bail-in)은 은행이 부실채권으로 어려워지면 주주 뿐만 아니라 채권자도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채권자도 일정 부분 손실을 감수하는 이른바 헤어컷(hair-cut)을 당할 수 있다. 은행이 부도가 나면 대규모 공적자금 등 외부 자금을 조성해서 정상화시키는 베일아웃(bail-out)의 대척점에 있는 개념이다.

RBC의 전략가인 알빈 탄은 "현재 즉각적인 우려는 AT1 채권이 완전히 감가상각됐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주식 보유자가 채권 보유자보다는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관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코프 노스 아메리카의 전략가인 토마스 앤더슨은 "한편으로는 일부 사람들이 달러화가 현 상황에서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연준,ECB가 (은행위기의)전이를 막기 꽤 잘 대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때마다 달러화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MUFG의 전략가인 세키도 다카히로는 "시장의 원동력은 위험 회피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렇게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유럽에서 위험이 얼마나 전염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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