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현금성자산 4.7조, 전년比 53%↓
적극적 투자 영향, 차입 확대 맞물려 순차입금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보유량이 최근 1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며 유출되는 돈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입금 확대와 맞물려 순차입금 비율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6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기관 예치금 일부 포함)은 4조7천810억원으로 1년 전 10조1천620억원 대비 53% 감소했다.

작년 말과 비교하더라도 3개월 새 1조1천600억원이 줄었다. 보유 현금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21년 4분기 이래 처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들어오는 돈 대비 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설비투자 확대를 꼽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북미 등 글로벌 생산기지 신·증설 규모를 키우고 속도도 높이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해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올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2조1천86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작년엔 분기별로 1조원대였으나 이번에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캐팩스(설비투자)만 1조8천100억원가량이다. 작년 1분기에 1조2천억원 규모의 캐팩스를 집행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50% 늘린 셈이다. 투자금의 대부분이 북미지역 생산기지 확충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적극적인 투자 이면에 현금흐름 악화가 뒤따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영업활동의 결과가 곧장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현금보유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대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모두 느는 등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며 현금 유입에 악영향을 미쳤다.

황수연 LG에너지솔루션 IR담당은 전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중 현금흐름은 약 1조1천억원의 에비타(EBITDA)를 창출했으나 캐팩스 집행과 일회성 인건비 지급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발생했다"며 "전기 말 대비 약 1조1천570억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현금이 줄어드는 동시에 차입금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차입금은 8조2천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도 빠르게 우상향하고 있다.

순차입금은 작년 2분기 말까진 마이너스(-)였으나 3분기에 양(+) 전환했다. 순차입금 비율 역시 작년 3월 말 -14.7%에서 연말 10.5%로 뛰더니 3개월 만에 15.8%로 치솟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조3천억원의 캐팩스를 집행했고 올해는 이보다 규모를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7조2천억원을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신규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투자 확대에 팔을 걷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미국 지역에서 추진 중인 양산 프로젝트의 총규모는 250GWh에 달한다. 올해 생산 캐파는 미시간 단독법인과 GM JV 1기 물량을 합해 15~20GWh 수준이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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