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보합권을 중심으로 짙은 관망세를 보인 뒤 제한적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위한 정치권 회동을 앞두고 공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시장은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는 'X-데이트(date)'가 불과 이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경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6.3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6.058엔보다 0.262엔(0.19%) 올랐다.

유로화는 유로당 1.0863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8751달러보다 0.00121달러(0.1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8.08엔을 기록, 전장 147.96엔보다 0.12엔(0.0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422보다 0.18% 상승한 102.606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하락세로 출발한 뒤 장 후반 상승 반전하는 등달러화의 제한적 강세를 반영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고공행진에 대한 논거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석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늘어난 6천861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석 달 만에 늘어난 모습이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온 지표 중 하나다.

미국의 4월 산업생산도 월가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4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기준 전월 대비 0.5% 늘어났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1%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6월 금리 결정도 경제 지표에 달렸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나는 지난 회의 이후 우리가 내놓은 성명에서 시사한 선택권을 좋아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전날 미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강한 고용시장에 대응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몇 달 동안의 긍정적인 지표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 경기 침체가 있더라도 적어도 올해에는 금리가 인하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 주말 현재 여러 인플레이션 지표가 1년 전보다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바 미국 연준 은행 감독 부의장은 미국 지역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경고했다. 바 부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서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잘 이해하고, 지역 은행(community banks)과 소형 지방은행들에 의한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정된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위한 백악관 회동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지도부는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에 이어 이날 다시 회동한다.

이날 회동에서 뚜렷한 성과물을 얻지 못하면 당분간 부채한도 협상이 교착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회동 직후인 오는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촉박한 협상 일정 탓에 정상회담 참석에 대해서도 다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하원도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29일) 전후로 휴회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도 의회에 시간이 바닥나고 있다며 부채한도를 조속히 상향해줄 것을 촉구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전미독립지역은행가협회(ICBA)에서 가진 연설에서 "시간이 바닥나고 있다.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 매일매일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수 있는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옐런 장관은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특별 조치를 통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을 수 있는 능력이 6월 1일에는 고갈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트레이드X의 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결국 합의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이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해야 할 수도 있는 양보가 미국 경제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채 한도와 관련해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증가할 것인가,증가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무언극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웨스트팩의 전략가인 션 캘로우는 "최근 달러화 움직임이 경제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채 한도에 대한 스트레스 증가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가 수혜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라우마가 촉발됐던 역사적 사례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가 단기적으로 101.05 언저리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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