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물, 스프레드 MS+43bp…선순위채 벤치마크 역할 톡톡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KDB산업은행이 7억5천만 유로(약 1조929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공모 유로화 선순위채가 등장한 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KDB산업은행은 이번 조달로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7억5천만 유로어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전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북빌딩(수요예측)을 마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43bp를 더한 수준이다.

당초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40bp 후반대에서 자유롭게 주문을 넣을 수 있게 했으나 풍부한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스프레드를 끌어내렸다. 북빌딩에는 11억6천만 유로어치 주문이 몰리는 등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최근 역내외 기업들은 꾸준히 유로화 채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KDB산업은행이 흥행에 성공해 한국물 조달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물의 경우 올해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이 등장하긴 했으나 공모 선순위채 조달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행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올 초까지만 해도 유로화 채권 발행에는 제약이 상당했다. 해당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국내 발행사 자체가 적은 데다 한동안 조달 환경 또한 녹록지 않았던 여파다. 유로화 채권의 경우 투자 기관들의 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점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국책은행과 일부 발행사만이 시장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다만 최근 조달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데다 국책은행이 속속 유로화 채권을 주시하면서 발행이 재개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에 이어 한국수출입은행 또한 유로화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경우 올 1분기 대규모 달러채 발행을 마쳤던 터라 유로화 등 이외 통화 시장으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KDB산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 HSBC, JP모건, KDB 아시아, 나티시스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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