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시장 규모 12조 눈앞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1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역캐리 상황 속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등 단기물 상품이 속속 추가되는 등 상품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ETN 지표가치(IV) 총액은 약 11조5천752억원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IV총액은 11조9천억원으로 3천억원가량 감소했지만, 지난해 말 9조7천억원 대비로는 1조8천억원(22.6%)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천연가스·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같은 원자재와 코스피 양매도 ETN 등이 IV총액 상위를 차지했다. 2분기 들어서는 CD금리투자 ETN이 상장되며 IV총액 1천억원 이상의 상위권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ETN IV총액 1천억원 이상(5월 19일)


TRUE KIS CD금리투자 ETN IV총액은 3천15억원으로 전체 5위다. QV KIS CD금리투자 ETN, 메리츠 KIS CD금리투자 ETN은 모두 1천5억원 수준으로 23~24위를 기록했다.

각각 지난달 6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이 출시한 ETN으로 CD 91일물 금리 수익률을 추종한다. 모두 KIS자산평가의 CD Index(총수익)을 기초지수를 삼는 ETN이다.

◇역캐리 상황 지속…"기관 자금은 몇 bp 차이도 무시할 수 없어"

전문가들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으로 국고채 장기물이 기준금리보다 낮아 시중 자금이 단기물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 크레디트 연구원은 단기물 ETN 출시에 대해 "단기로 자금이 부동화되고 롤오버하며 단기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개념"이라며 "CD금리 스프레드가 20bp 수준이지만 몇 bp 차이도 기관성 자금이나 큰 자금이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CD금리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다른 단기 금리 상품 대비 금리가 소폭 높은 상황이다.

CD 91일물 금리는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단기 금리 하락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후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단기채 발행을 확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CD 91일물 금리는 지난달 12일 3.43%로 올해 들어 최저점을 보인 뒤, 지난 19일 기준 3.67%까지 올랐다.

CD금리가 국고채 3년물 금리(3.34%) 대비 높은 역 캐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채권 시장에 반영되며 국고채 금리 상단이 막힌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초대형 투자은행(IB)에 해당하는 증권사 계좌에서만 발행어음이 매수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계좌 이외의 증권사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다. 일례로 발행어음형 CMA는 최대 3.6% 수준의 금리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한 크레디트 연구원은 "발행어음과 CD는 개인별 위험 선호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RP보다 수익률 구간에 따라 높아 단기 중 조금이라도 일드를 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안채 ETN 라인업 추가…"가격 민감도 적고 스프레드 급등 자유로워"

지난 17일에는 메리츠증권이 통안채 3개월, 6개월, 1년 ETN을 출시하면서 단기물 ETN 라인업이 추가됐다.

한국자산평가(KAP) 통안채 총수익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품으로 300억원에서 200억원 수준의 IV총액을 보인다.

그간 ETN 시장에 원유, 천연가스, 금, 구리 등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다. 최근 갖춰진 국고채 3~30년물 라인업에 CD금리, 통안채 등 단기물 라인업 또한 갖춰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채권 금리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수요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민암 메리츠증권 ETP트레이딩팀 팀장은 "기존의 국고채 3~30년 종목은 긴 듀레이션으로 금리 변화에 가격 민감도가 컸다"며 "단기 통안채는 가격 민감도가 적고 크레디트 스프레드 급등에서 자유로운 대표적인 채권"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안채 ETN 출시는 기초지수 수익률을 오차 없이 추적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만기별 세분화가 강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기 구간에서 자금의 운용 취지에 맞는 만기 구간이 각각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팀장은 "채권형 ETF 시장에 단기 통안채와 관련된 종목들은 이미 있지만, 만기별로 세분된 상품은 없었다"며 "개별 만기의 금리 수준에 따라 단기 커브 상 높은 금리 구간을 선택하는 수요도 있어 자산운용사들의 채권 벤치마크 지수를 복제하기 위한 수요 또한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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