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채권 발행 거뜬…시장 소통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최근 공사채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이 확대하는 가운데 한국장학재단의 조달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정부보증채 민평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는 최근 시장 분위기가 더욱 부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꾸준히 시장과 소통하면서 적절한 조달 타이밍 등을 겨냥해 상반기 채권 발행을 무사히 마친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은 올 초부터 이날까지 7천7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다. 전년 동기(2천700억 원) 대비 185% 증가한 수치다. 한국장학재단은 통상 매년 상반기 채권 시장에서 2천억 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했으나 올해 조달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최근 공사채 스프레드 부담이 심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한국장학재단은 경쟁력 있는 조달 전략 등으로 이를 완화했다.

일례로 한국장학재단은 지난주 채권 조달 타이밍으로 금통위 이전을 택했다. 금통위 이후 시장 변동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23일 일찌감치 입찰을 마친 것이다.

당시 2년과 5년물 입찰에 각각 500억 원, 7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장학재단은 2년 300억 원, 5년물 500억 원 발행을 확정했다. 스프레드는 2년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의 정부보증채 민평 대비 6bp, 7bp 높게 형성됐다.

한국장학재단은 'AAA' 특수채 금리보다 낮은 정부보증채 민평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공기업보다 스프레드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 만기별 Credit Spread(화면번호 4788)'에 따르면 전일 2년물 기준 정부보증채와 'AAA' 공사채 민평금리는 각각 3.789%, 3.937%로 14.8bp가량 차이가 난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이 부각될 경우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정부보증채의 인기가 커지겠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랐다.

연초부터 크레디트물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축소되면서 투자자들은 금리 메리트를 좇아 공사채에서 이하 크레디트물로 관심을 넓히기 시작했다. 공사채 중에서도 낮은 금리를 자랑하는 한국장학재단의 인기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장학재단은 시장과 꾸준한 소통으로 이를 극복했다. 임원을 포함한 모든 조달 업무 담당자가 매달 시장 참여자들과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채권 발행 환경 변화를 주시했다는 후문이다. 적절한 조달 타이밍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한국장학재단의 조달 경쟁력은 이번 금통위를 전후로 더욱 빛을 발했다. 금통위 이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발 빠른 발행의 이점을 톡톡히 봤다.

2년물 정부보증채 민평은 지난 22일 3.585%에서 금통위 당일 3.74%까지 뛰어올랐다. 금통위 이전에 조달을 마친 것만으로도 상당한 금리 절감 효과를 누린 셈이다. 한국장학재단은 발행 하루 전 민평금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23일 입찰물은 22일 지표를 적용한다.

실제로 금통위 이후를 겨냥한 공기업 중 일부는 곧바로 조달 비용이 늘어난 것을 확인해야 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6일 5년물 입찰에서 2천억 원의 주문을 모아 1천200억 원 발행을 확정했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민평 대비 7bp 높게 발행됐다.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5년물 민평 금리가 금통위 전일인 24일까지만 해도 3.839% 수준이었다. 하지만 금통위 이튿날인 26일 3.99%로 뛰어오르면서 발행 금리가 4%를 넘길 전망이다.

다만 장기물의 경우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년물 발행을 위한 입찰에서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AAA' 특수채 민평 대비 11bp 낮게 형성했다. 입찰에는 2천300억 원의 자금이 몰렸고 1천200억 원 발행을 확정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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