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사실상 타결에 따른 안도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동결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혼재하면서다.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강화한 데 따른 파장도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8.79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9.340엔보다 0.542엔(0.39%)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624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6682달러보다 0.00942달러(0.8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9.37엔을 기록, 전장 148.90엔보다 0.47엔(0.3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244보다 0.67% 하락한 103.548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데 따른 안도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공화당)이 담판 지은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공화당 다수인 미 하원의 전체 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미국 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합의안을 찬성 314표 대 반대 117표로 가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인 행보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한결 부드러워졌다. 고위 관계자들이 경계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동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서다.

필립 제퍼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겸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시사하면서도 "다가오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로 하는 결정이 이번 사이클에서 최고 금리(peak rate)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고용 보조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월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7만8천명 증가했다.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8만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앞서 전날 발표된 지난 4월 미국 민간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1천10만건을 기록했다. 고용시장의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오는 2일 발표되는 미국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까지 호조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거세질 수도 있어서다.

고용시장의 약화 조짐도 감지됐다. 지난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2천명 증가한 23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주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감원도 늘어났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감원보고서에 따르면 5월 감원계획은 8만89명으로 전월 6만6천995명보다 20% 증가했다. 5월 감원 계획은 전년 동월대비로는 287% 급증했다. 올해 들어 1~5월 미국 기업들은 41만7천5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증가한 것으로 팬데믹 시기였던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많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인플레이션 지표만 보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할 명분이 약해졌지만 통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가 강경한 기류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월 유로존 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6.1% 상승했다. 이는 직전월 7.0%보다 낮아졌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4%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월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같은 수준(0.0%)을 유지했다.

이날 공개된 ECB의 통화 정책회의 의사록은 당초 전망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됐다. ECB가 발표한 지난 5월 3~4일 통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애초 많은(A number of)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드리워진 위험을 고려해 주요 정책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일본 엔화의 강세 흐름은 지속됐다. 일본 외환 당국이 최근의 달러-엔 환율 상승세(엔화 약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다. 일본 외환당국인 재무성과 일본은행, 금융청은 전날 국제 금융자본 시장과 관련한 정보교환 회의를개최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환율 움직임을 주시 중이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당국이 급속한 엔화 약세(달러-엔 환율 상승)를 견제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 상승세 또는 위안화 약세는 제한됐다. 중국의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로 시장 예상치 49.5를 웃돌면서다. 이 지수는 지난 4월 49.5를 기록해 석 달 만에 5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번에 재차 50선 위로 올라섰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MUFG 분석가인 리 하드만은 (연준 부의장 지명자인) 제퍼슨의 발언이 달러화의 최근 상승 모멘텀에 "완충지대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그의 발언이 달러화의 하락 반전을 촉발할 것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이외 지역의 성장 전망이 둔화되는 가운데 들어오고 있는 미국 경제 지표는 7월에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CBA의 전략가인 캐롤 콩은 비록 우리의 기본 전제는 FOMC가 현재의 긴축 사이클을 이미 마무리했다는 것이지만 "최근 미국 경제 지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우호적이다"고 진단했다.

OCBC 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웡은 "위안화의 역캐리를 고려한 상승여력,중국 경제 재개 모멘텀의 퇴조, 자금 해외 유출이 달러-위안 환율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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