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엔 얘기가 좀 나오니까 진정되면 보시죠", 증권사의 한 채권 브로커가 키움캐피탈이 발행하는 여전채 투자자에게 들었다는 말이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키움캐피탈은 최근 부상한 키움증권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움증권이 일련의 '주가 조작' 사태에 연루된 건 지난 4월부터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블록딜로 팔아치우면서 주가 폭락 또는 금융당국의 조사 착수 등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주가 조작 세력으로 지목되는 인물이 김 회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의혹이 확산했다. 김 회장은 결국 지난달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다우키움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주가 폭락 전 블록딜을 통해 마련한 605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주주 키움증권의 오너 리스크가 자회사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자금 조달에서 리테일 투자자의 영향력이 큰 키움캐피탈에도 여파가 번졌다. 키움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상 'A'급 이하 여전채의 주요 투자자층은 개인 고객과 법인 등 리테일이 다수다.

거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와 다르게 고수익률을 쫓는 개인 투자자는 신용등급보다 금리 메리트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또 리테일 투자자는 기업의 펀더멘탈보다 이름값에 주목한다는 특징도 보인다. 이에 '키움'이란 이름을 공유하는 키움캐피탈 역시 키움증권의 논란과 함께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이 리테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만큼 그 영향력이 더욱 배가 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증권사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A급 이하 여전사의 투자자는 기관보단 개인 등 리테일의 비중이 크다"며 "키움증권이 일련의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되는 등 '헤드라인 이슈'가 발생하자 키움캐피탈 역시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은 개인 고객을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이슈에 대한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이고, 키움캐피탈도 그러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원래 은행계열 캐피탈사와 다르게 비은행계열 캐피탈사는 투자자 모집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키움증권처럼 이슈가 발생하면 그 자회사인 키움캐피탈도 우려에서 빗겨나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금융부 황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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