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체험거리 가득한 '애플 비지터센터' 방문기
 

(실리콘밸리=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산업을 주도하는 '혁신의 상징' 미국 실리콘밸리엔 애플과 구글, 메타 같은 주요 빅테크들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관심으로 실리콘밸리를 찾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여러 기업을 차례로 방문해 캠퍼스를 둘러보고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 '투어 상품'이 있을 정도다.

그중 인기 최고는 단연 애플이다. 애플 생태계에 푹 빠진 마니아는 물론, '혁신'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인사들까지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방문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를 찾았다.


◇"몇 명 오냐" 묻자 "셀 수 없다" 답변


"엄청 많다는 것 외에 정확한 숫자는 몰라요. 저도 알고 싶네요."
통유리로 된 출입문을 밀고 들어가 마주한 애플파크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의 첫인상은 활기가 넘쳤다.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제품을 이리저리 만지고 있었고, 직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이들을 응대했다.

문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직원에게 하루에 몇 명 정도 이곳을 찾는지 묻자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주차장에 버스가 줄줄이 들어올 때도 많다"면서 "아마 셀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파크'는 지난 2017년 완공된 애플의 신사옥이다. 우주선을 닮은 커다란 링 모양의 건물로 가운데에는 울창한 공원이 조성돼 있다. 벽을 전면 통유리로 세우고 지붕엔 태양광 패널을 덮어 친환경성을 극대화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1만2천여명에 달한다.
 

애플파크 비지터센터(왼쪽)와 센터 옥상에서 바라본 애플파크 모습.
[출처: 연합인포맥스]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유산'이라는 별칭답게 그의 이름이 붙여진 장소도 있다. 애플이 신제품 출시회나 기자회견을 할 때 애용하는 강당 '스티브 잡스 시어터(Steve Jobs Theater)'다. 지난 6월 팀 쿡 애플 CEO는 이곳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최초 공개했다.

다만 외부인은 입장이 제한돼 직접 들어가 볼 순 없다. 과거 구사옥(인피니트 루프) 시절엔 애플 직원이 가족·지인에게 캠퍼스 내부를 소개해줄 수 있었으나 상업적 목적으로 변질되는 등 부작용이 잇따라 현재는 엄격히 출입 관리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보안 목적도 있다.

대신 애플은 별도의 비지터센터를 운영해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필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VR 기술로 애플파크 '간접 투어'


비지터센터는 크게 네 가지 섹터로 나뉜다. 애플파크 조형물과 애플스토어, 옥상 전망대, 그리고 애플카페다.

회색빛의 알루미늄 조형물을 처음 봤을 때 '이건 뭘까' 싶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동그란 링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애플파크를 축소해 놓은 모형이란 건 눈치챘지만 왜 이리 심플하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와 전혀 똑같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머릿속 물음표를 지우는 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직원이 나눠주는 아이패드를 하나 건네받아 조형물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알루미늄 조형물에 아이패드를 갖다댄 모습.
사진 설명: 가상현실(VR) 기술이 적용돼 맨눈으로는 볼 수 없던 정보들이 아이패드에 나타난다.[출처: 연합인포맥스]

 


그러자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링 빌딩과 잡스 시어터, 피트니스센터, 주차장 등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었다.

심지어 지붕을 열어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고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맨눈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내가 한 일이라곤 손에 쥔 아이패드에 눈을 고정한 것뿐이었다.

이 조형물은 애플파크 내부를 궁금해하는 방문객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보고 또 봐도 신기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조형물 주위를 몇 바퀴나 돌았다. '어른이'가 된 기분이었다.


◇유일무이한 굿즈 '티셔츠', 라테 주문시 로고 그려줘


애플스토어는 기존에 알고 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외 여느 스토어처럼 널찍한 공간에 깔끔한 우드 진열대가 있고, 그 위에 애플 제품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아이폰부터 맥북, 에어팟, 아이패드, 애플워치, 홈팟, 에어태그 등 종류도 다양했다.

누구나 원하는 제품을 직접 써보고 구매할 수 있다. 따로 부르지 않아도 애플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은 직원이 스스럼없이 다가와 찾는 제품이 있는지 물어봐 준다. 질문도 언제나 환영이다. 한쪽 테이블에선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고 꾸미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었다.

문득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가만히 질문을 듣던 직원은 있다는 게 생각난 듯 "티셔츠"고 외치며 손으로 반대편 벽을 가리켰다. 그곳엔 애플파크 모습이 담긴 액자와 함께 티셔츠가 놓여있었다.

 

 

 

 

애플파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티셔츠.
사진 설명: 애플파크에서만 판매하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계단을 올라 옥상 전망대로 향했다. 애플파크를 멀리서나마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팩트'였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싼 나무가 워낙 울창한 탓에 사실상 봤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냥 사방이 탁 트인 옥상에 올라와 캘리포니아의 화창한 날씨를 즐긴 것에 만족했다.

이제 비지터센터 투어의 마지막, 1층에 위치한 애플카페 차례다.

'애플'답게 주문도 아이패드로 한다. 평소 취향대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깔끔한 맛이었다. 그리고 뒤늦게 알았다. 따뜻한 라테를 주문하면 애플 로고(한 입 베어 문 사과) 모양의 라테 아트를 예쁘게 그려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이곳에 올 이유가 생겼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sj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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