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상장 기업이 매 분기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는 '임원 현황'이 담겨있다. 투명성 제고 목적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세세히 알 수 있다. 출신 대학과 주요 경력은 물론, 보유 중인 자기 회사 주식 수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내용은 보고서를 제출하는 3개월마다 업데이트된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작년 초 SK㈜ 임원 명단에서 빠졌다. 2021년 말 전기자동차 충전기 제조사인 SK시그넷(당시 시그넷EV)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아예 적(소속)을 옮겼기 때문이다.

새로 맡은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직전(2021년)까진 SK㈜에서 디지털(Digital) 투자센터 센터장을 지냈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런 그가 최근 다시 SK㈜ 미등기임원으로 등장했다. 1년 7개월여만의 재선임이다. 아직 2분기 반기보고서 공시 전이지만 보유 주식(보통주 1천주)이 있어 일찌감치 합류 사실이 알려졌다.

신 대표에게 '일신상의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여전히 SK시그넷 대표이사를 맡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달 미 프란시스 에너지와 초급속 충전기 1천기 이상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EVI)의 보조금 혜택이 적용되는 첫 계약이다.

그럼에도 다시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최근 SK㈜ 산하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하게 되면서다. TF 임원을 겸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 관련 시너지 제고를 고민하는 TF로 알려진다.

SK그룹의 지주사 SK㈜에는 다양한 TF가 있고 자사는 물론,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역할을 맡는 경우가 흔하다.

예컨대 올 5월 기준 장동현 부회장은 혁신신약 TF장을 맡고 있고 최규남 사장은 환경TF장이다. 이나경 SK이노베이션 글로벌 지원담당 부사장은 EPCM TF 리더를 겸직하고 있다.

반대로 SK㈜ 임원이 계열사 TF에서 활동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김성한 SK㈜ ESG담당은 SK텔레콤 공유인프라 TF 임원을 맡고 있다. 이전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위원회 인프라 TF 임원을 지낸 경험도 있다.

SK그룹 내에선 TF가 생기고 없어지는 게 '일상적인 일'이라고 한다. 다양한 TF를 유연하게 운영하며 아이디어를 모으고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제고를 꾀하는 게 SK그룹의 스타일인 셈이다. (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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