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증권사 최초의 기관전용 부동산 사모펀드(PEF)가 나왔다. 자금 출자 리스크에서 여유가 있는 NH투자증권이 선보였는데, 시의적절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기관전용 부동산 PEF인 '엔에이치에이알에이밸류애드제1호'를 설립했다. 공동 GP는 ARA코리아자산운용으로, 사모투자 합자회사다. 지난해 말 LP 모집을 완료했다.

펀드 출자자(LP)들은 우선주(선순위)로 들어가 상대적 부담이 적은 점을 반기는 모양새다. NH투자증권은 공동운용사(Co-GP)로서 담보인정비율(LTV) 하락 등에도 자금 출자를 해 책임감 높은 펀드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부동산 PEF 별도 북 신설…법 개정 3년 만에 첫 상품

IB2 사업부 내 신설된 부동산PE부서는 GP로서 부동산 PEF 운용을 위한 북도 별도로 신설했다.

펀드 규모는 2천억원 수준이다. 서울 주요 업무권역에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 개발사업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

펀드 만기일은 2030년 2월이다. 비 프로젝트성 폐쇄형 사모펀드로 약 6년 후 엑시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농협 금융그룹에서 전체 출자 금액의 60% 이상을 공동 출자했다. 또 Co-GP인 ARA코리아운용과 기타 공제회 등으로부터 자금모집을 완료했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은 딜소싱부터 조달, 운용, 엑시트 등 전 사업 과정을 운용하는 부동산 PEF를 증권업계 최초로 만들게 됐다. 기한이익상실(EOD)에도 GP가 LP 자금 출자 없이 고유계정을 활용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별점이다.

2021년 4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기관전용 사모펀드 제도도 개편됐다.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는 PEF로 부동산 운용이 가능해졌다.

법은 3년 전 개정됐지만 몇 차례 시행령 수정작업이 이뤄졌고, 증권사들은 내외부적 유권해석을 기다렸다.

이후 NH투자증권은 무한책임사원인 GP로 비즈니스를 하는 데 따른 사업 리스크를 검토한 뒤 LP를 모집했다.

약 반년 동안 NH투자증권은 LP의 인식을 바꾸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기존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는 인수와 셀다운(재매각) 위주의 단기 비즈니스다. 이번 상품에 LP들은 중장기 비즈니스에 대한 리스크를 다방면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 운용업계 경쟁 주시…"발 빠른 전략"

증권사의 부동산 PEF 운용이 생소하지만, 자산운용업계는 경쟁 확대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펀드는 기관들도 손실 처리가 많아 조성이 꺼려지는 분위기다. 운용사들은 기존 운영 건과 재간접펀드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운용사 부동산 매니저는 "운용사의 역할을 증권사가 나눠 먹는 경쟁자가 되는 것"이라며 "더 확대된다면 LP 상대로 둘 다 세일즈하는 구도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관전용 사모펀드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은 북에 여유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기관 사모펀드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는 미래에셋·신한·하나·KB·NH·키움·케이프·신영·IBK·유안타증권으로 총 10곳이다. 메리츠증권은 올 1월 사모펀드 라이선스를 받은 뒤 기관전용 부동산 PEF 조성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EOD가 발생에도 물건이 괜찮으면 LP가 돈을 더 내야 하는데, 운용하는 GP가 낸다면 LP로서 매우 좋을 딜"이라며 "다른 증권사는 해외 상업용부동산(CRE)이 망가지며 북 여유가 없는데, 선제적으로 치고 나간 점이 발 빠르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추후 국내외 투자자를 모집해 2호, 3호 기관전용 부동산 PEF 등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체 펀드 규모의 30%를 GP가 투자해 책임 운용을 높였다"며 "시장진입 단계에 농협 계열 자금이 활용됐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투자자를 모집해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사옥
[NH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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