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코스피가 설 연휴 기간에 나온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으로 신흥국 금융 우려가 확산하면서 반등 2거래일만에 1,920선 아래로 되돌아갔다.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 여파가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가의 통화가치 급락에 국한되지 않고 헝가리와 같은 동유럽국가로까지 확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도 지수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줬다.

3일 코스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억원 이상을 내다 팔며 국내 증시를 떠난 외국인 탓에 직전 거래일보다 21.19포인트 밀린 1,919.96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9일에는 24포인트 넘게 오르며 1,940선을 회복한 지 2거래일만이다.

우리나라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있고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등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고 하지만 미국의 유례없는 통화정책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신흥국의 금융 불안을 언급하지 않고 자산매입 규모를 계획대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전일 "양적완화 축소 파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지적했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신흥국 금융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지난 1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직전월의 54.6보다 1.2포인트 하락한 53.4로 집계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외국인은 이날 4천188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 총 2조640억원을 유가증권시장에서 내다 팔며 2,000선에서 등락하던 코스피를 단숨에 1,900선 부근으로 끌어내렸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오늘 추가 악재는 없었지만 연휴 기간에 나온 Fed의 결정으로 해외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이 코스피에 반영됐다"며 "신흥국은 당분간 미국 통화정책 눈치를 계속 보며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2월에는 FOMC가 개최되지 않고 테이퍼링과 관련한 우려도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 저점은 1,890~1,900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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