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인수합병(M&A) 시장의 강자이고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도 활발했던 롯데그룹이 올해 1분기 비교적 잠잠했다.

롯데그룹의 움직임이 둔해진 정확한 시점은 지난해 7월 국세청이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가끔 M&A 실적을 신고했으나 대부분 1천억원 미만에 그친 소형 거래였다. M&A를 포함한 투자가 둔화되면서 회사채 발행도 드물었다.

3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그룹사별 발행종목(화면 8474)과 M&A 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분기 사모사채를 포함한 증권신고서 기준으로 롯데그룹이 발행한 회사채는 단 한건에 1천억원에 그쳤다. 호텔롯데가 지난달 말 사모로 1천억원을 발행한 것뿐이다.

롯데 계열사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8천100억원 어치를 회사채로 조달했고 연간으로도 2조4천400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일반 기업집단으로만 보면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건설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각각 4천억원에서 5천억원을 회사채로 조달했고, 롯데물산과 롯데하이마트,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등이 1천억원 이상을 발행한 바 있다.

M&A 시장에서도 롯데의 존재감은 예전과 같지 않다.

올해 1분기 경영권 이전 거래는 롯데칠성음료가 군인공제회의 록인음료를 342억원에 인수한 것에 그쳤다. 그밖에 롯데제과가 지난 2010년에 인수한 파키스탄의 제과기업 콜손의 잔여지분을 25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고,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각각 미얀마 골든스타 베버리지, 네슬레코리아와 합작법인 설립했을 뿐이다.

건수가 적다고 볼 수 없으나 모두 소형 거래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천억원이 넘는 거래는 롯데제과가 카자흐스탄 1위 제과업체인 라하트 인수 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해도 롯데쇼핑-롯데미도파 합병,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부지 인수 등 8천억원에서 9천억원의 거래를 성사시켰고, 2012년에는 롯데쇼핑이 1조2천억원 이상을 들여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등 매년 M&A 시장의 큰 손 역할을 해왔다.

백화점과 마트 18개 점포에 대한 싱가포르 리츠 시장 매각도 2분기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세무조사와 최근 롯데홈쇼핑 비리혐의 관련 각종 소문으로 롯데그룹이 잔뜩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룹 관계자들도 매물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자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롯데홈쇼핑관련 수사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지만, 신동빈 회장의 사업 확장의지가 워낙 강해 다시 M&A에 나서고 자금도 활발하게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