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단순화 통한 지배구조 개편 일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삼성계열사 4곳이 삼성생명 지분 1.63%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23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지분 매각 방침을 공시한 삼성전기와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은 삼성생명 지분 1.63%를 국내외 투자자에게 전량 매각했다.

기존 삼성생명 지분 보유율은 삼성전기 0.6%, 삼성정밀화학 0.47%, 삼성SDS 0.35%, 제일기획 0.21% 등이었다.

매각 금액은 총 3천118억원. 전일 종가보다 4% 할인돼 팔렸다.

삼성생명의 시장 지위나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해 2배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맡았다.

또, 블록딜 외에 전일 삼성카드는 삼성화재 지분 29만8천377주(0.63%)를 삼성생명에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IB업계는 일련의 거래를 지난해부터 부쩍 활발해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블록딜로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는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등으로 줄었고, 삼성생명이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을 매입하면서 금융계열사 간의 소유구조도 단순화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에도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크게 보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금융계열사의 고리를 단순화하기 위해 제조계열사와 금융계열사 간, 또는 금융계열사간 지분 정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7.71%)에 이어 삼성전자의 2대 주주(7.56%)이기도 한 삼성생명을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도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최근 삼성 화학계열사를 합병하고 지난해 삼성SDS-삼성SNS 합병,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양수도, 에버랜드 사업 정리 등 사업적 시너지는 물론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도 지분 구조 단순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볼 때 삼성생명이 중간 금융지주사로 가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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