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시간이 갈수록 로펌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전문화되는 추세다. '단골' 대기업의 수요에 따라 부문별 순위가 바뀌던 예전과 달리 점차 특정 부문에서는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합병·분할 부문의 법무법인 광장과 부동산 부문의 법무법인 세종이 대표적이다.

M&A 자문시장에서 공동 상위권을 형성하는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이 특별한 치우침 없이 고른 자문실적을 내는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2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M&A자문순위(화면 8460)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올해 1분기 완료기준은 물론 발표기준 합병·분할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광장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완료기준 합병·분할 순위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광장은 올해 1분기에 한국복합물류와 중부복합물류 합병을 마무리했고,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문(CJ헬스케어) 분할과 삼성SDI의 제일모직 흡수합병을 예약했다.

특히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가액은 3조5천억원대에 달한다.

광장은 지난해에는 2조3천억원대의 SK에너지의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분할, 2012년에는 14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의 디스플레이 부문 합병 등 대형 거래를 자문했다.

광장 측은 이에 대해 "기업 합병이나 분할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많이 활용된다"며 "과거 LG그룹의 지주사 전환 자문을 포함해 지주사 및 지배구조 개선 자문에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점을 고객사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세종은 부동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완료기준 부동산 거래 자문부문 연간 순위 1위를 차지한 세종은 올해 1분기에도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키며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GLPFV1의 청진동 빌딩(그랑서울) 매각을 자문했고 코람코자산신탁의 원효로 더 프라임타워 인수에도 참여했다.

세종은 최근 수년간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다올자산운용 등의 부동산 거래를 휩쓸면서 부동산 자문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세종은 총 40여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부동산 전담팀을 별도로 두고 다른 부문과 협업으로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경돈 세종 부동산 팀장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자유화되면서 다수의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자문을 제공해오고 2000년대 초중반 부동산관련 법개정으로 준공 전 선도매매 등 새로운 투자기법을 활용해 부동산법률 시장을 주도해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는 부동산과 부동산금융거래에서 Lehman, AIG 등 대부분의 해외 투자자와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다수 대리했고 글로벌 경기침체를 이후에는 문제 PF사업장 정상화, 부동산 관련 NPL 거래 등 거래유형을 다변화해 고객의 요구에 부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외 고객과 프랙티스 경험이 많은 로펌으로서 해외 부동산투자를 고려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요구에도 잘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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