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코스피가 연이어 터진 유럽발 악재로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38.64포인트(2.08%) 하락한 1,819.11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가 하락폭을 키우는 데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본드 도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5개 주요 유럽계 은행과 은행그룹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장 종료 20여분을 남기고는 무디스가 프랑스와 벨기에의 합작은행인 덱시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는 다시 1,820 밑으로 내려갔다.

수급상황도 좋지 않았다. 외국인은 이날 2천575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고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거래에서 2천261억원, 비차익거래에서 416억원 순매도 등 전체적으로 2천678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이날도 663억원을 순매수하며 26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등 기관은 104억원을 순매수 했다.

업종별로는 전기ㆍ가스 업종과 의료정밀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건설 업종이 3.46%의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서비스 업종과 화학 업종도 각각 3.08%와 3.01% 내렸다.

전기ㆍ가스 업종은 1.73%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6.88%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는 각각 2.40%와 2.63% 내렸다. 신한금융지주[055550]도 3.43%의 큰 낙폭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지친 상태에서 독일 총리의 발언이 전해지고 신용평가사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1,820 밑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저가 매수 유입 여력이 남아있고 미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하락폭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국가간 갈등이 드러나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회의감이 코스피에 반영됐다"며 "다만 저가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낙폭을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유럽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지친 모습이 완연했다"며 "시장에서도 오히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장을 흔들만한 이슈를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계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등 예정된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고 있다"며 "글로벌 안전자산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은 국내 증시에 큰 악재"라고 덧붙였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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