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진 덕분에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 15분(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6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23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3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93달러보다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27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2.35엔보다 낮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3400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4503달러보다 약해졌다.

달러화는 이날 엔화에 10주 내, 유로화 5주 내에 최고치로 올랐다.

전일에도 달러화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성향 발언 영향으로 올랐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81% 반영했다. 전일은 71%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세제안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이후 세제안 등의 친성장정책 기대감이 미 국채수익률과 주가, 달러를 강하게 끌어올린 바 있다.

현재 법인세는 현행 35%에서 약 20%로, 개인 최고 소득자 세율은 39.6%에서 35%로 인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ADS증권의 콘스탄티노스 앤티스 연구자는 "투자자들은 희망 사항 보다는 입법화에 관한 연설을 듣기를 원할 것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장 기대를 뒷받침해준다면 달러화는 추가 상승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주말 치러진 독일 선거결과 극우정당이 선전하면서 유럽연합(EU) 분열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달러화에 한 달 내 최저치인 1.1716달러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지난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극우정당을 누르고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해 정치 불확실성이 사라진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으로 이달 초 1.2092달러까지 상승해왔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비라즈 파텔 전략가는 "독일 선거는 유로존 정치 위험에 대해서 재평가할 기회를 투자자들에게 준 것인 줄 모른다"며 "이번 일요일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 독립 국민투표도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이번 투표가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번 투표를 봉쇄하려고 애쓰고 있다.

파텔은 "부정적인 정치적 분위기가 유로-달러에 영향을 지속할 것이지만 이날 실제적인 유로화 하락은 트럼프의 세제안 발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매파 연준 및 뉴질랜드와 독일의 선거결과 영향이 달러를 돕고 있다"며 "달러에 대한 추가 뒷받침은 트럼프 연설의 세제안 발표에서 나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달러가 더 오르려면 물가 반등이 지표로 확인돼야 하며 트럼프 세제안의 입법화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ING는 달러화가 부정적 물가 뉴스에 특히 취약하다며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조금이라도 나쁘면 시장이 올해 말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춰서, 달러화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보뱅크도 "올해 말까지 미국의 세제개혁이 예상된다면 (트럼프 정부에 대한) 믿음이 급격히 커지는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조적이었다.

지난 8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변동성이 극심한 민간 항공 수주 덕분에 전달의 급감세에서 반등했다.

미 상무부는 8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7%(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9% 증가를 웃돈 것이다.

상무부는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 영향을 지표 산출에서 격리할 수 없었다며 또 민간항공 덕분에 늘어난 내구주 수주 증가분은 군사 장비 구입 둔화로 일부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내구재수주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증가했다.

7월 내구재수주는 전월 대비 6.8% 감소가 수정되지 않았다.

8월 운송을 제외한 수주는 0.2% 늘었다. 운송 장비 수주는 4.9% 증가했다.

8월 국방을 제외한 수주는 2.2% 증가했다.

8월 기계류 수주는 전달의 변화 없음에서 0.3% 증가로 반등했다.

8월 자동차와 부품 수주는 1.5% 늘었다. 전월에는 2.1% 감소했다.

8월 항공기와 국방을 제외한 핵심자본재 수주는 0.9% 증가했다. 전월에는 1.1% 늘었다. 핵심자본재 수주는 올해 들어 8개월간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8월 핵심자본재 출하는 0.7% 늘었다. 전달에는 1.1% 늘었다. 핵심자본재 출하는 국내총생산(GDP)에 반영되는 수치다.

지난 8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공급 부족과 최근 허리케인 탓에 예상 밖으로 많이 감소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2.6% 하락한 106.3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여래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조사치는 0.5% 하락이었다.

8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낮은 수준을 보였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물로 나온 주택 숫자가 제한적인 데다 가격까지 오르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을 계속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미 전역에서 공급을 계속 압도하고 있고, 연초부터 많은 구매 희망자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구매하려는 주택을 찾는 것을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8월 몰아친 허리케인 '하비'는 남부에서 기존 주택 계약을 지연했다며 9월초 플로리다를 강타한 '어마'는 미 남부 주택시장에서 주택판매를 더 둔화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펜딩 주택판매 결과는 한 달 혹은 두 달 안에 기존 주택판매 결과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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