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경고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그럴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일 오전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신년다과회를 하면서 작년 가계부채 증가율이 거의 10% 가까운 수준이었다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가계부채가 워낙 높았는데 거기서 10% 가까이 증가한 것"이라며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1월에 발표한 올해 경제 전망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이 중요한데, 1월에 올해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숫자가 나올지 봐야 하는데 전망은 여건이 급변하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가는 연간 상승률도 보지만, 최근의 숫자를 본다"며 "최근 물가가 낮은데 기저효과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작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연내 올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 총재는 "10월에 숫자가 잘 나왔고, IMF도 2번 인상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은 오히려 2번의 금리 인상을 반영했다"며 "시장안정을 위해서는 올려야겠다고 봤다"고 회상했다.

이 총재는 경기가 좋은 시기에 금리 정상화를 시작했다는 데 의의를 뒀다.

그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긴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정상화라는 표현을 쓴다"며 "저금리는 오래갈 수 없는데, 경기가 좋으면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캐나다 통화스와프로 원화 강세가 심화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이 총재는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 목적은 금융안정이다"며 "당장 금융안정용으로 쓰면 안 되겠지만, 확률을 떠나서 장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고 대답했다.

지난 1년간 시장과의 소통을 평가해달라는 요구에는 시장에 너무나 분명한 메시지를 원한다며 소통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여건이 변해 시장이 요구하는 만큼 할 수 없다"며 "너무 분명히 얘기하면 혼란을 줄 수 있고, 여건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총재는 시무식 신년사에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장기화로 금융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며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