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은행이 16년째 인천시 금고지기 자리를 지켜냈다.

인천시장 교체를 계기로 경쟁 은행들의 공격이 어느 때보다 거셌지만, 독점 구도는 깨지지 않았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1 금고와 2금고로 각각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선정했다.

신한은행은 인천시금고 사수를 위해 그간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위성호 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 정도의 열의를 보였다.

신한은행에 인천시금고는 기관영업의 근간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앞서 104년 만에 서울시금고를 탈환한 배경에도 인천시에서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한 만큼 올해 인천시금고는 기관영업에서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과제였다.

신한은행은 인천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지역 간 불균형에 주목했다.

이미 정부가 아시아 유수의 경제특구와 경쟁하고자 조성하고 있는 인천의 송도·청라·영종 등의 경제자유구역은 다방면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밖의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기 때문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공약으로 인천시를 '상생 특별시'로 만들겠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창업 기업과 소상공인을 육성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기로 했다.

인천 내 60여 개 영업점과 보유한 부동산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콜센터와 같은 은행의 부서 이전도 검토 중이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의미에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안도 10여 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고지서를 확대를 통한 비용 절감과 체납예방 시스템을 활용한 체납률 축소, 어르신과 외국인을 위한 취약계층 체납 시스템 구축 등이 그 예다.

신한은행은 4년간 인천시에 1천206억 원의 출연금을 약정했다. 지난 2014년 입찰에서 470억 원을 적어낸 것을 고려하면 4년 새 160% 가까이 늘었다.

앞서 서울시와 약정한 출연금은 3천15억 원. 34조 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을 고려하면 10조 원의 인천시에 조금 더 센 베팅을 한 셈이다. 그만큼 지켜내야 했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출연금은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거쳐 결정한 금액"이라며 "액수만으로 단순히 많다 적다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년보다 일찍 인천시금고 입찰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주부터는 인천 서구ㆍ미추홀구를 시작으로 인천시 구청들의 금고 입찰이 막을 올렸다.

서구ㆍ미추홀구는 각각 내달 14일과 20일까지 제안서를 신청받는다.

현재 인천시 내 8개 자치구 금고지기는 모두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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