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길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LG전자가 구글과 아마존 등과 협력하는 '오픈 코넥티드'를 선택했다면 삼성전자는 '빅스비'로 대표되는 자사의 고유한 어시스턴트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IFA의 메인 테마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기술로 요약된다.





지난해 IFA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가전을 선보이는 출발점이었다면 올해는 이를 얼마나 더 잘 구현하는지를 겨루는 시험 무대가 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활용해 스마트폰뿐 아니라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기기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고자 한다.

이번 IFA에서도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빅스비에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다양한 기기를 보여줬다.

'인텔리전트 홈'으로 명명된 이러한 인공지능 스마트홈 시스템은 사용자가 집에 들어와 '빅스비'에 명령을 내리면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이 음악을 냉장고에서 이어 들을 수 있게 한다. 이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가 집에 도착할 경우 최적의 실내 온도와 습도 등을 맞춰주고 조명도 적절히 조절해 준다.

반면에 LG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작동해 소비자들이 더욱 편한 플랫폼으로 접근하길 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에 더해 아마존의 '알렉사'를 상황에 맞게 명령어로 부를 수 있게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사용자가 기존의 방식으로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익숙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LG전자 관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하거나 아마존의 알렉사를 이용한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삼는 하나의 선택이 된다"며 "우리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어느 기기에서도 이질감이 없는 작동 방식을 원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LG전자는 구글, 아마존과 협력하며 자신의 디바이스(스마트폰, 가전기기 등)에 쌓이는 데이터를 축적해 구글과 대등한 관계로 협력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2)은 IFA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본적으로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기존에 데이터가 오픈된 회사들과 협력을 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데이터는 구글, 아마존 등과 협력하고 우리가 가진 데이터도 구글 등에 넘겨주며 고객에게 가장 유용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가 오픈 데이터로 사용자 친화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을 고려해 삼성전자도 빅스비의 서비스 개발 도구(SDK)를 향후 전면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기본 플랫폼으로 하는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IFA에 참석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스마트홈을 구현하고 인공지능을 발전시킨다면 더욱 쉽게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도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인공지능으로 승부를 보려면 더 큰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 길은 어렵지만, 반드시 개척해야 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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