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자금조달 환경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양사는 현재 모두 'AA+'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경우'부정적'으로 평가된 전망 탓에 향후 등급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말 '부정적'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한 뒤 최근까지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일 기준 롯데쇼핑의 3년물 신용 스프레드는 43.9bp 수준이다.

이는 같은 등급에 속한 20개 업체의 평균치인 34.2bp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금융사를 제외하고 사실상 최고치다. 같은 등급에 포진한 경쟁사 이마트(28.6bp)와 한 단계 아래 등급인 신세계(28.8bp)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치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경우 'AA+' 평균 수준인 34.6bp로 집계됐다.

신용 스프레드는 무위험으로 인식되는 국고채 대비 개별 기업의 채권이 지니는 위험을 지표화한 수치다. 신용 스프레드가 높다는 것은 금융시장에서 해당 업체의 리스크를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특히, 롯데쇼핑의 신용 스프레드는 한 단계 아래인 'AA' 등급의 평균치(37.8bp)보다도 높다. 이렇다 보니 금융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언제 하락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가로 실적이 더딘 흐름을 나타내면서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위험하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할 경우 이자비용 등 자금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롯데쇼핑의 그룹 내에서의 위상도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2013년 1조4천8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롯데쇼핑은 이후 2014년 1조1천884억원, 2015년 8천537억원, 2016년 7천633억원, 2017년 5천298억원의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흑자 규모가 5년만에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셈이다.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할 것을 점치는 시각도 일부 있었지만, 2분기에도 '실적쇼크'에 직면하자 기대감도 대부분 꺾였다.

금융시장에선 롯데쇼핑이 2분기에 1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측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349억원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중국사업 철수를 통해 적자폭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마트와 수퍼 등의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없이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그룹의 '캐시카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유가 변동성이 극심했던 지난 2014년 3천5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치며 '실적쇼크'를 기록했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하며 그룹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듬해 1조6천111억원의 흑자를 낸 롯데케미칼은 2016년 2조5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3조원에 근접하는 등 추가 성장을 이뤄냈다.

한편, 공급과잉 이슈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는 올해 롯데케미칼이 총 2조5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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