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일본 경제의 부활을 보면서
[데스크 칼럼] 일본 경제의 부활을 보면서
  • 이장원 기자
  • 승인 2019.06.18 09: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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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90년대 중반 우리 경제가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던 시절,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며 장기불황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었다.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과 D램 반도체 혁명의 최일선을 달리는 대한민국 경제는 곧 일본을 제치고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반면 일본은 경제 활력을 잃고 국민 전체의 자신감이 떨어져 갔으며,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 등 사회적 문제가 겹치며 마이너스 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일본 경제의 중추였던 상사맨들은 험지 근무를 기피하는 젊은 신입사원들을 보면서 일본 경제의 미래가 어둡다며 한탄했다. 그 당시 일본 젊은이들은 점차 안정적인 일만을 원했고 모험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자신감이 떨어진 일본 경제의 현실을 반영한 단면이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사라진 사회에 직면했으며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으며 은둔의 생활을 일상화했다.

그랬던 일본 경제가 이제 완전히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사람들은 일본 경제에 활력이 넘쳐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성장률과 고용,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는 주변국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좋고 도요타와 소니, 히타치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 특수까지 기대되며 향후 몇 년간 경제 활성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조개혁 노력,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들의 저력 등이 맞물리며 일본 경제가 장기불황을 뚫고 기사회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 일본 경제는 극명한 희비 쌍곡선이 엇갈리는 묘한 관계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일본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장기불황의 긴 터널에 이미 들어섰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수출 경쟁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고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자영업은 뿌리부터 무너지고 있고, 이는 내수침체와 일자리 부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노동 등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슈는 논쟁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장기불황, 일자리 감소, 저출산 고령화, 지방경제 약화, 자산과 부의 해외이동 등 일본이 겪었던 문제가 고스란히 우리 경제에 투영돼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그 긴 터널을 뚫고 나와 활력있는 경제로 번성하는데, 우리는 어둠의 터널로 들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문제는 알고 있으나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대로라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겪을 게 눈에 보듯 선하다. 우리도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일본은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는지 연구해보고, 우리 현실에 접목시킬 만한 건 없는지 점검해봤으면 한다. 일본의 장점은 일사불란함이다. 목표가 정해지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 전진한다.

우리는 경제이슈에서 논란은 많은 데 반해 일사불란한 계획은 없는 점이 아쉽다. 구호만 요란할 뿐 제대로 실천되는 건 많지 않다. 추경 등 각종 경제대책은 여야 간 정쟁의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정치가 경제를 볼모로 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경제를 위해 정치가 진정 무엇을 하는지 의문이다. (이장원 자본시장부장)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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