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급하게 확대되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수준과 강도에 대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한일 무역갈등 심화와 미중 추가 관세 충돌 등의 이슈가 불거지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7위안을 넘으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패닉 장세를 보인 점도 원화에는 악재다.

여기에 이날 새벽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동시다발적인 악재로 달러-원 상승 재료가 만연한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개입이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유일한 재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7월부터 국내 펀더멘털 악화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한국과 일본,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이슈에 달러-원 환율이 점차 상승하는 모습이었지만, 8월 들어 달러-원 환율은 갭업 출발하며 레벨을 급격히 높였다.

8월 들어 불과 3거래일 동안 달러-원 환율은 35.2원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 추이(단위:원)>

특히 전일은 쌓여있는 악재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달러-원이 3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일 하루 달러-원은 17.30원 올랐고 변동폭은 16원에 달했다.

전일 오전 장중에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절하 고시하면서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당국 관리 레벨인 7위안을 넘어서면서 달러-원도 패닉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1,218원대로 오른 달러-원 환율을 진정시킨 것은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었다.

전일 오전 10시 44분께 외환 당국은 달러-원 환율 급등에 대해 "이유 없는 비정상적 급등"이라며 "시장원리에 의한 상승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당국 발언에 달러-원 환율은 즉각적으로 레벨을 5원 이상 낮췄다.

아직 공식적인 구두개입은 없었지만, 외환 당국도 급등하는 환율에 대해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내려진 지난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의 조치는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도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열고 "엄중한 상황인식을 갖고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상황별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당국의 개입 강도와 수준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상단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으면 달러-원 환율은 계속 위로 올라갈 것이다"며 "1,250원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도 "시작은 달러-위안화가 7위안을 넘은 것이었지만, 이에 따른 주식 시장의 패닉 상태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따라 향후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을 결정할 것이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시장참가자들의 외환 당국의 개입이 이전보다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고 보기도 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여타 아시아국가들의 통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하 고시와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양상을 보이면서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나라마다 환율 변동성을 관리하겠다고 발언하는 상황이다"며 "얼마나 오를지 감을 잡기 어려운 장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일 무역갈등 이슈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클 듯하다"며 "우리나라 당국보다는 미중 갈등, 한일 갈등 요소가 큰데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국도 셈법이 복잡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9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