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은행권이 신입채용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4대 시중은행에서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직원수는 5만9천461명으로 작년보다 372명 줄었다. 이 기간 정규직은 687명 감소했는데 비정규직은 315명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1년 새 전체 직원이 각각 88명, 379명 줄어 1만7천410명, 1만2천934명이었다. 그 중에서 비정규직은 각각 184명, 127명 늘었는데 정규직만 272명, 506명 줄었다.

신한은행은 4대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전체 직원수가 197명 늘어난 1만4천158명이었다. 하지만 비정규직 증가 폭이 138명으로 정규직 59명보다 두 배 넘게 높았다.

우리은행 직원수가 102명 줄었는데 정규직은 32명 증가했고 비정규직에서 134명이 감소했다.

은행들의 정규직원 수가 줄어든 이유는 상반기 신입채용을 하지 못한 탓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통상 상반기 수백명 규모의 채용공고를 냈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코로나19 우려로 채용 일정을 뒤로 미뤘다. 국민은행은 통상 8월 말, 하나은행은 9월 말에 모집공고를 내고 그해 신입 행원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퇴직직원은 생겼는데 그 자리를 신입행원이 아닌 전문계약직을 수시 채용으로 뽑으면서 비정규직은 늘었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금융소비자 보호 오피서' 제도를 만들고 이를 위해 부서장급 퇴직직원 신규인력 23명을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실시한 임금피크제 특별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 369명 중 12명을 재채용해 관리자급으로 배치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상반기 이후 희망퇴직을 선택한 지 1년 이상 지난 퇴직자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퇴직직원 재채용을 하기로 했다.

경력직 위주의 상시 채용 위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어 은행 내 청년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채계획도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통상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공개채용을 진행했던 국민은행도 올해는 규모와 일정 모두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9월 중·하순에 채용 공고를 냈던 신한·우리은행도 채용 규모와 일정 등을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기존대로 추석 전후로 채용 시기나 규모,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코로나가 길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2.5단계로 상향된 상황에서 채용하겠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며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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