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추가 완화 카드를 아끼며 언급한 정책 동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펀더멘털 악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향후 한은의 추가 완화 가능성 정도를 판단할 단서가 될 수 있어서다.

16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완화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로는 대내외 금융여건 개선 영향에 금융 상황의 완화 정도가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코로나19 확산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주요 유동성 지표와 신용 증가세 등을 참고해볼 때, 금융시장 내 유동성이 실물경제를 지원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로 언급된 것은 수출 주도인 우리나라 경제의 성격이다. 대외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수출과 제조업은 완만하지만 개선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이 위원은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통상 소비보다는 수출 흐름과 보다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고려하면 수출이 개선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세 번째 이유로는 소비 위축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강화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방역 조치가 강화된 상황에서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은 "정책금리 조정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더 확대하기보다는 특정 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가능한 정책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중장기적 시계에서 성장경로에 대한 하방 위험을 완충하는 데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들도 금리보다는 다른 정책 등을 통해 선별 대응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다.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한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의사록에 계속 언급되고 있어서다.

주요 글로벌 중앙은행도 통화정책을 더 확대하지 않는 등 대외여건도 추가 완화 기대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전일 시장 공시를 통해 "오는 21일부터 국고채 입찰에서 매입 규모를 20%에서 10%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방 자금시장 증권 매입 역시 최대 20%에서 10%까지로 줄이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 대선 등 예측하지 못한 재료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다"며 "코로나19 재확산 시점에 열렸던 금통위인데도, 경기 부진보다 부동산 우려가 더 커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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