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위한 자본 늘려라"…KB금융도 저울질(상보)
"성장 위한 자본 늘려라"…KB금융도 저울질(상보)
  • 정지서 기자
  • 승인 2020.09.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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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질 CET1 11%대…윤종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사실상 윤종규 회장의 3연임 체제에 돌입한 KB금융지주가 자본 확충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푸르덴셜생명에 이어 캄보디아 프라삭과 인도네시아 부코핀 등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떨어진 자본비율을 끌어올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자사주 활용이나 지분 투자를 통한 당기순이익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의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금융의 자본 안정성을 보여주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 6월 말 기준 12.91%다. 직전분기 대비 11bp, 전년 동월 대비 133bp 하락했다.

3분기에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푸르덴셜생명과 부코핀, 그리고 KB국민카드가 인수한 인도네시아 여신금융사 PT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가 자회사로 편입돼서다.

푸르덴셜생명의 최종 인수가는 2조2천995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의 5.9%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의 CET1이 80bp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험가중자산(RWA) 규모를 따져야 하는 부코핀과 PT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편입은 각각 40bp와 2bp 안팎의 CET1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떨어지는 자본비율을 방어할 요인은 있다. 공정가치를 고려한 푸르덴셜생명의 자산 상각 이익과 염가매수 차익 추정치는 2천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또 하반기 들어 RWA 관리를 위해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의 속도도 조절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3분기 CET1 하락 폭은 100bp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의 CET1이 11%대를 기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던 당시(10%)를 제외하곤 12~14%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윤 회장이 임기 내내 '업권 내 최고 수준의 자본 안정성'을 성과로 강조한 배경이다.

물론 KB금융이 이번 분기부터 적용하는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은 이 같은 하락세를 대부분 상쇄해준다. 개편안에 따라 기업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하향 조정할 경우 내부에선 CET1이 100bp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다. 표면적인 CET1은 12%대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은행 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자본 안정성을 이유로 자금공급 기능을 외면하지 않도록 한 금융당국의 '당근' 일 뿐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 적용 전후의 자본 비율을 함께 관리할 예정이다. 은행 지주에 유의미한 자본 비율은 개편안 적용 전의 수치란 얘기다.

최근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회장은 비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강조했다. 그는 KB금융의 주가를 '참담하다'고 언급하며 그 배경으로 전통적 은행산업의 한계를 이야기했다. 포트폴리오의 확장 없이는 추가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11%대의 CET1 아래에서 추가적인 확장을 추진하긴 녹록지 않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해 동남아시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큰 성장 가능성 뒤에는 부실의 위험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곳간을 채워야 하는 이유다.

자본확충에 대한 고민이 비단 KB금융만의 일은 아니다.

우리금융지주도 내부적으로 자본확충에 대한 니즈가 크다. 은행 지주 중 지방을 제외하고 9%대 CET1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증권사와 손해보험사 등 굵직한 M&A가 필요하지만, 좋은 매물을 살 만큼 베팅하기엔 자본에 여유가 없다.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절차가 남아있어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증자를 섣불리 진행할 수도 없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1조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규모와 시기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손실흡수 능력을 보강함으로써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간 KB금융은 부채성 자본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곳간을 늘려왔다.

실제로 이달 17일 3천35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2월과 5월, 7월에 이어 올해만 4번째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그리고 금융당국의 권고치(130%)에 육박한 이중레버리지 관리를 위해서지만 부채성 자본만으로 곳간을 채우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맥락에서 칼라일그룹으로부터 받은 투자는 KB금융의 자본 확충에 대한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KB금융은 지난 6월 교환사채(EB )를 발행함으로써 자사주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늘렸다. 사실상 증자와 같은 효과를 냈다. KB금융은 제2의 칼라일을 찾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M&A가 많았던 은행 지주 중심으로 자본확충에 대한 니즈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개별사마다 조건이 조금씩 다르지만 CET1이 손실흡수능력을 담보하는 코어라는 점에서 자본 확충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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