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1,15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역외의 과도한 달러 매도가 다소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원화가 달러화나 위안화, 주식시장 등 다른 통화나 자산 움직임과도 괴리된 모습을 보였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26원 이상 급락했다.

지난 18일 하루에만 14원 이상 급락한 가운데 전일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1,158.00원으로 마감했다.

한 달 반 동안 이어오던 1,180원대 박스권이 불과 5거래일 만에 1,150원대로 내려온 것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원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를 달러-원이 뒤늦게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으로 달러-원 하단이 막혔지만, 최근 국내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낮아지고 확진자 수도 두 자릿수로 감수하는 등 어느 정도 불안이 해소되면 하단 돌파의 기반이 됐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달러-원이 1,180원대 박스권을 뚫고 1,170원대에 안착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투자 심리가 원화 강세로 쏟아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환시 참가자들은 역외의 매도세가 원화 강세 베팅으로 설명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달러-원 하락세는 1,170원과 1,165원에서의 옵션 매도 때문이었다는 진단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오는 23일과 25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풋옵션 행사가가 1,170원 1,165원이었던 만큼 달러-원이 이 레벨을 하회하면서 대량 매도가 나왔다는 것이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1,150~1,160원 사이에는 옵션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150원대로 하락했는데 숨 고르기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오를 때마다 숏(매도)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일의 경우 옵션 매도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 가운데 연기금에서 대량의 결제물량이 나오며 1,160원 하단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원 하단이 어디까지 열려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결제물량을 소화한 이후에는 시장이 다시 달러 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1,160원 선이 뚫리고 롱 스탑 물량이 나오면서 1,150원대로 장을 마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적응할 사이도 없이 빠르게 내려온 환율 레벨에 네고물량 등 실수요가 꼬이면서 앞으로 달러-원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추석 네고가 급해진 가운데 환율이 더 내리기 전에 달러를 투매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업체들의 달러 투매도 나오는 모습"이라며 "월봉이나 주봉을 살펴봐도 딱히 지지선이 보이지 않아 급격하게 강세가 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은 급한 곳이 많을 것"이라며 "환율이 너무 빠르게 내리면서 팔 기회를 안 주다 보니 투매가 나오는데 추석 연휴 전까지는 수급이 롱(매수)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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