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금융 모두 1조 웃돌 듯…임기만료 행장 성적표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리딩뱅크' 수장들의 마지막 성적표가 이달 말 공개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의 향후 거취를 결정할 분수령인 만큼 두 은행 모두 3분기 실적에 신경 쓰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선전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분기 당기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대출 증가세가 견조하게 유지된 데다,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이 1~2bp 수준에서 관리됐다.

지난 3분기(7~9월) 국민은행의 원화 대출은 3조913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조1천997억원 늘었다. 역시나 중소기업 대출과 신용대출, 전세자금 대출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당초 종료됐어야 할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 조치가 추가 연장되며 일부 리스크가 큰 익스포저가 늘었지만, 두 은행 모두 지난 2분기 코로나19를 명분으로 한 충당금을 1천500억원 안팎으로 쌓은 만큼 건전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통상 3분기는 판관비 등 일회성 비용 요인이 발생하지 않아 당기순이익 규모가 연간 중 가장 큰 시기다. 여기에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가 다가온 만큼 올해는 예년보단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여·수신 추세만 본다면 3분기는 신한은행이 좀 더 공격적이었다"며 "거액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익스포저도 없고, 실적의 희비를 가를 일회성 요인도 없다. 두 은행 모두 분기 경상이익의 최대치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두 행장 모두 임기 중 경영성과 부문에서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다.

허 행장은 임기 중 분기 당기순이익이 7천억원을 상회하는 등 그룹 내 기여도가 가장 컸던 CEO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국민은행이 그룹 성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육박하기도 했다.

은행권을 강타한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도 피해간 만큼 그간의 성과만 놓고 본다면 허 행장의 연임은 당연해 보인다.

다만 이미 지난해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허 행장에게 윤종규 회장이 '다른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3연임에 성공한 윤 회장이 허 행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만큼 디지털 등 그룹차원에서 육성이 필요한 부문을 허 행장에게 맡길 것이란 얘기다. 차기 회장을 육성하기 위한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허 행장의 임기는 내달 20일 만료된다. KB금융은 이달 중으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진 행장은 임기 중 6천억원대 분기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 1분기는 국민은행을 앞서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분기에는 국민은행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당시 은행의 그룹 이익 기여도는 57% 수준에 불과했다.

진 행장은 임기 중 서울시금고 회계처리와 사모펀드 판매의 후속조치를 두고 속앓이가 컸다. 두 악재 모두 비용 이슈가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성과는 안정적이었다. 핵심성과지표(KPI) 기반의 사내 조직문화를 재정립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진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신한금융은 2018년 말 그룹사 사장단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진 행장에게 1년 9개월의 임기를 부여했다. 이에 오는 12월에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진 행장의 연임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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