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저축은행 여수신 규모가 지난 8월에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께 자칫 제2금융권부터 자산 부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기준 저축은행의 여·수신 금액은 각각 71조6천962억원과 71조799억원으로 70조원을 돌파한 뒤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저축은행 수신은 올해 상반기에만 5조원가량 늘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경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의 사상 최대 수신액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 2010년 4월의 76조984억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저금리 흐름이 이어지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시중 자금이 몰렸다.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낮추면서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8월에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가 연 0.81%로 석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저축은행 수신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시중은행보다는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저축은행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1.65%다. 12개월 적금금리는 평균 연 2.38%에 달한다.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모바일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시중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효과적으로 받아내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저축은행 앱에도 오픈뱅킹이 도입돼 자금이동이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저축은행 여신 규모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로 9.4% 증가했는데,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었다.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 속에 중소기업·가계신용 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열풍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저축은행까지 넘어오기도 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지원정책 이후 자산건전성 현실화를 대비해 시중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하락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올해 6월 말 107.7%로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떨어졌다. 지난해 6월 말 111.4% 대비 3.7%포인트, 지난해 말 113% 대비 5.3%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대출 규모는 6.6% 증가했다.

이령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정책지원·규제 유연화 등으로 건전성이 개선된 '착시효과'가 사라지고, 취약업종의 개인사업자나 한계기업의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제2금융권부터 부실화가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실 우려로 대출 태도가 강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정책당국의 고금리 대출 축소 의지,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유예했던 예대율 규제 준수, 부실화 대비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으로 저축은행 수익성이 추가로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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