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국내 채권 금리가 다소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성이 커진다면 하반기 들어 당국이 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리 오름폭이 일부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7일 국내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발간한 2021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상반기 채권 금리가 상승할 만한 요인이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고채 발행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공급 부담이 확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적자국채 발행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쳤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이 예고된다는 점도 미국 시장과 연동되는 국내 채권에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수급 부담 요인으로 지방채 발행의 증가 추세를 지목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도 주목했다.

앞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백신 임상시험에서 연이어 높은 효과를 입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부터 국내 경기가 수출 개선 등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침체에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이들은 모두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직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 들어서는 채권 금리 상승 폭이 일부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위해 재정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변동성이 유발되면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금리를 통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등 추가 완화정책엔 신중하겠지만 국고채 단순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활용해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경기 회복이 올해 부진했던 경제 상황 등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성격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고채 2년물 발행 계획 등 수요 확대책은 수급상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입증되고 내년 초 보급된다고 해도 관련 이슈의 파급력은 다소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개선과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내년 상반기 주요 채권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 주요 채권 금리의 연중 고점은 2분기 초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확대 재정정책과 국채발행 리스크는 일정 부분 금리 반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재정당국과 중앙은행의 공조가 강화되며 금리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정책 확대 등 수급적 요인과 경제가 완만히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은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면서도 "금리가 크게 오르기보다는 오르다가 떨어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공급 부담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저효과 이상의 경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금리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될 경우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시장금리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발행 측면에서의 부담 요인은 남아 있지만 정책적인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재부가 2년물 국채를 발행하고 한은이 통안채 발행을 줄이려 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자본차익 기회를 축소하겠지만 금리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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