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올해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올 한 해 투입된 각종 유동성지원기구들이 일궈낸 성과가 주목된다.

일부 아쉬운 측면도 있었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기업 자금 조달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에서 대체로 호평을 받았다.

1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07)에 따르면 연내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은 SK네트웍스 한 곳가량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SK네트웍스는 오는 16일 5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지만,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발행 절차상 소요되는 시일 등을 고려하면 차환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SK네트웍스는 앞서 지난 6월과 9월에도 각각 3천700억 원과 800억 원의 만기 회사채를 연이어 현금 상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사실상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고 해석된다.

올 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회사채시장 경색 이후 구원투수로 등장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 등이 분위기 반전 역할을 했다고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4월 SPV보다 앞서 출범한 채안펀드에 대해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컸다.

총 20조 원 규모로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이 2조 원 수준에 그쳤고, 지원 대상이 우량등급인 'AA급' 이상 회사채 매입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우량등급 회복이 회사채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개선하는 등 낙수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 자금 집행 등으로 'AA등급' 이상 우량채권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발행시장이 회복했다"면서 "'AA등급' 낙찰금리가 개별민평 대비 비슷하거나 언더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평균 낙찰금리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우량등급과 달리 코로나19 이후 'A급' 이하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미매각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비우량 회사채 가산금리는 많게는 80bp 넘게 치솟았지만 지난 7월 SPV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A급'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SPV는 출범 초기 높은 가산금리 등과 관련해 지적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론 수요예측에 직접 참여하는 등 시장금리 하락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1월 13일 종료 예정인 SPV의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코로나19 경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우량등급 투자심리는 여전히 저조한 모습이다.

신용등급이 'BBB'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 수요예측에서 재차 미매각을 겪었고, 결국 산업은행이 자금 일부를 인수하기로 했다.

CJ CGV는 신용등급이 'A-'지만 '부정적' 등급 전망 탓에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냈다. 2천억 원 자금 모집에 1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데 그쳐, 산업은행이 1천400억 원을 떠안기로 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PV 기한이 6개월밖에 안 되는 건 아쉽다. 연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내년 1월 발행시장에 큰 장이 들어서는 상황인데 지원기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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