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남아있는 변동성 재료에 서울 외환시장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거래 활력이 떨어지며 관망심리가 짙어진 가운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 재정 부양책 기대,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협상 결과, 수급 동향까지 신경 쓸 재료가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연말 가장 눈여겨보는 재료로 미국의 연내 부양책 합의 여부와 외국인 국내 증권 매매 동향을 꼽았다.

코로나19 백신과 미국 부양책 합의 기대에 그동안 위험자산이 랠리를 이어갔지만, 부양책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위험자산 강세가 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연내 부양책 합의가 시장의 위험 심리를 다시 깨울 수 있는 재료인 가운데 연말 외국인 국내 증시 매수가 이어진다면 달러-원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말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는 대규모 네고물량과 결제수요 및 역송금 물량을 비롯한 매수 수요 등 수급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지난 11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와 유로화·위안화 강세에도 1,090원대로 상승하며 전일 대비 2.60원 오른 1,09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나타냈지만, 환시는 외국인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숏커버 물량에 장중 1,094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이 1,09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3일 빅 피겨인 1,100원을 돌파한 이후 1,080원대에서 등락한 지 6거래일 만이다.

최근 장 후반 얇은 호가 속 비드가 적극적으로 들어오면서 달러-원 레벨을 높이는 패턴이 반복된 가운데 환율 상승이 숏커버를 촉발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약세와 위안화 및 원화 강세 기대가 선반영되며 최근 환율 변동 폭이 확대됐다"며 "수출 회복과 외국인 순매수 강도 등은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을 끌어낼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미중 갈등 재악화와 백신 보급 차질, 미국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등은 내년 달러-원 환율 상승 요인"이라며 "특히 수출회복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강하게 나타날 경우 환율이 1,000원 선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은 거래 활력이 떨어진 연말에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특이사항이나 새로운 재료 없이 장중 당국과 코스피, 위안화 등을 살피며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가운데 장중 위안화와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 사이 1천 명을 넘어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천30명으로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1천 명대로 집계됐다.

이번 주 확진자 추이가 3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경제에 미칠 타격이 이전과 다를 것이란 우려는 시장 변수가 될 수 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주말 사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했는데 시장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가운데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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