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새해 들어 은행권의 가계대출에 다시 숨통이 트인 가운데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한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연초 비대면 신용대출을 속속 재개하는 한편 대출 최대한도 축소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으로 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선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자금 경색은 완화할 전망이지만 은행채시장에선 공급 부담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커진 모습이다.

은행들이 주로 1~3년 만기의 은행채를 찍어 대출해줄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나선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등이 순발행한 은행채는 총 45조1천366억원으로 1년 전 7조8천921억원보다 여섯 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말 1금융권 대출이 막히면서 2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일부 옮겨간 점 등을 감안하면 대출 수요는 더 많았다고 분석된다.

지난해 여전채에 속하는 카드채 순발행 규모는 6조8천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확대했다.

올 1월에는 10조2천500억원 규모의 은행채 만기도 돌아올 예정이다.

공급 부담이 가중되면서 국고채와의 신용스프레드는 확대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7)에 따르면 'AAA' 등급 은행채 3년물 신용스프레드는 작년 초 코로나19 여파로 급격하게 확대했다가 12월 들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완전히 회복했다.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 12월 11일 18.2bp까지 줄어든 이후 소폭 확대한 상황이다. 같은 등급의 2년물도 신용스프레드가 연말 소폭 벌어졌다.

반면 1년물의 경우 스프레드가 축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연초효과 등 계절적 요인으로 단기 크레디트 채권에 수요가 유입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기업대출 규모도 변동성을 키울 재료로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 여파로 기업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도 기업의 자금 소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전성 지표 향상에 유리한 '바젤3'을 조기 도입한 은행들은 기업대출 비중을 가계대출보다 확대해야 한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신용대출이 많아지면 은행채를 많이 발행하게 되고 이는 약세 재료"라며 "신용대출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대출 비중이 가장 큰데 올해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소요가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이 많아진다는 것 자체는 은행채 발행 요인"이라면서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외에 자금 용도와 듀레이션 등에 따라 CD(양도성예금증서)나 예금담보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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