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1월 효과와 백신 기대감에 연초 위험자산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 달러-원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경기회복 기대와 주요국 정부의 부양책 지속 가능성 등에 올해 달러 약세와 증시 강세, 이에 따른 원화 강세 전망이 우세한 모습이다.

다만, 최근 주요 당국자들이 향후 경기 전망과 리스크요인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도 일방적인 달러 약세 전망을 되돌아보는 분위기다.

전일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등을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금융 부문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거나 부채 급증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며 시중 유동성을 세심하게 관리하겠다"라고도 밝혔다.

이 총재도 코로나 위기 이후 남겨진 부채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지적하며 해결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커진 상태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경제 수장이 자금 쏠림과 금융 부문 리스크를 경계하는 가운데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누그러뜨리는 모습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춘 3.8%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타격에 세계 경제가 쉽사리 'V'자 반등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1%대 저성장을 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새해에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았지만, 미국 상원 결선 투표 이벤트와 여전한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에 시장도 방향성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라며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달러 인덱스가 계속 하락세를 보인 만큼 반등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일방적인 달러 약세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어 연초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주요국이 당분간 완화책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여전한 만큼 달러 약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융버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채권 매입을 줄이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금융안정보다 경제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최악의 하강 위험은 줄었지만, 전망에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당장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는 듯 보이지만, 미국 부양책 확대와 국내 펀더멘털 회복 등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달러-원은 비디시한 모습을 보여 당장 1,080원 선을 쉽게 뚫고 내려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이 유동성 확대 정책을 이어가고 국내도 소화되지 않은 네고물량 등이 심리적으로 달러-원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하락 전망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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