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크레디트 채권시장이 연초효과 등으로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회사채도 수요예측에서 초과수요가 몰리는 '오버부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회사채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위험자산 선호 변화와 기업 실적 반등 여부 등에 주목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용등급이 'A급'에 속하는 기업 가운데 신세계푸드와 대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해 모집금을 상회하는 주문을 확보했다.

이들은 발행 규모를 증액하면서도 확정금리를 개별민평금리보다 적게는 10bp 많게는 25bp까지 낮췄다.

앞서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 나타난 강세 분위기가 하위 등급에까지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회사채 강세 정도가 점차 약화하겠지만 적어도 1분기까지는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회사채(일반ㆍ비금융) 규모는 총 3조2천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 줄었다.

다음 달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회사채 발행 작업이 잠시 중단된다는 점도 수급상 긍정적이라고 평가된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 정책 지원은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미매각을 낸 'BBB급' 비우량 회사채 발행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최근 국고채시장이 다소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이와 연동해 회사채 장기물의 고금리 매력 또한 부각됐다.

다만 국고채 금리 상승 기조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평가손실 우려가 커지며 수요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된다.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의 변화 여부 등도 향후 크레디트 채권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3,2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일각에선 조정 가능성이 언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 기저효과로 펀더멘털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기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위험자산 선호가 축소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국내 신용평가업계는 중ㆍ단기적으로 산업환경이 불리할 것으로 진단하면서 회복 속도가 느린 업종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나타난 이례적인 회사채 강세 랠리가 연초까지 이어진 만큼 신용스프레드 추가 축소 여력이 줄었다고 판단했다.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전부 회복했고, 전일 기준 27.5bp로 지난 2019년 연저점 대비 1bp 미만으로 차이를 좁혔다.

'A급' 이하 회사채는 코로나19 여파로 확대한 신용스프레드를 코로나19 직전 대비 절반 조금 넘는 수준 되돌린 상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크레디트 시장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위험 선호를 반영하며 스프레드 축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신용스프레드의 향방은 거시경제와 인플레이션 상황 및 정책 당국의 대응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이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에 이어 2월도 발행시장 강세가 나타나면서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가 지속할 것"이라며 "예년과 같이 1월 채권 관련 자금 유입이 2월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강하고 발행물량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3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