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재정 부양책의 두 얼굴에 달러화가 방향성을 상실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박스권에서 정체돼 있다.

부양책이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를 자극하며 위험선호 심리를 지지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물가 상승을 이끌어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책이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금리 상승을 촉발한 재료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달러화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국내 수급도 팽팽한 상황이라 달러-원이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라며 당분간 달러화도 현재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부양책이 지지하는 위험선호 심리와 인플레이션 기대가 이끄는 미 장기금리 상승 속에서 연준이 언제 어떤 신호를 줄지 기다리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33%대로 장을 마쳤다.

장중 1.36%대까지 오르는 등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레벨을 높였다.

지난주 미국 실업보험 청구자 수 증가 등에 금리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이후 미국 경제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에 주식과 달러화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미국 주요 정책 당국자들이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위험선호 심리는 유지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민주당이 하원에서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통과시킬 계획인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대규모 부양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를 위한 3조 달러 규모의 2차 부양책을 논의한다는 보도도 들려왔다.

미 주요 주가지수는 부양책 기대에 강세를 보였지만, 미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강세폭을 줄였다.

달러 인덱스는 그동안의 강세폭을 줄이며 90.3선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방향성은 명확하지 않은 모습이다.

달러 인덱스는 올해 89선으로 시작해 이달 초 91.5선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90~91선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이번 주 미 하원에서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통과될지에 따라 달러화 움직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부양책이 오랜 기간 노출된 재료인 만큼 시장 예상을 벗어나는 이슈가 없다면 레인지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생각보다 달러 인덱스가 반등해서 추가로 오르지 않고 90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라며 "미 금리 상승세에도 고민이 깊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연준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테이퍼링 등 가능성을 점차 높게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이슈"라며 "연준이 언제 어떻게 신호를 줄지 가늠하느라 혼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월 초 미 장기 금리가 상승하다 주춤했는데 2월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단기 금리가 움직인다면 시장은 더 긴박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