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우리나라 채권 보유량을 늘렸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가 펀더멘털 대비 높은 수익률과 재정차익거래 유인 등이 우리나라 채권 매력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5일 발간한 2020년 국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은 26조5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큰 순투자 규모다.

보유 잔액도 작년 8월 말 역대 최대치인 151조 원을 찍었고, 연말 잔액은 150조1천억 원에 이르렀다.

앞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2013년 중순 이후 대체로 100조 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7년부터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채권 총잔액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비중은 2016년부터 점차 증가해 지난해 말 역대 최고인 7.3%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작년 3월 이후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타난 것과 대비된다.

국내 채권의 인기는 국가 펀더멘털 대비 높은 수익률과 재정거래 수요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종목별로는 국고채 보유 비중이 2015년 말 13.8%에서 작년 말 16.7%까지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 반면 통안채는 2018년 말 15.3%에서 작년 말 14.5%로 감소했다.

외국인 보유 국내 채권의 평균 잔존만기는 중장기성향 투자자 비중 증가와 장기물 발행 확대 속에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잔존만기는 4.53년 수준이었다. 국고채 평균 잔존만기는 5.45년, 통안채는 0.55년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별로는 주로 재정거래 차익을 추구하는 은행 및 펀드의 투자가 감소한 반면 장기·안정적 성향의 외국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의 투자 비중이 증가했다.

중장기성향 투자자 비율은 2007년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며 작년 말 기준 71.6%를 나타냈다. 이들의 국내 채권 보유금액은 약 107조5천억 원으로 외국인 총 투자액의 71.6%에 달했다.

국부펀드 등의 투자 확대로 외국 중앙은행은 보유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매년 투자 규모를 안정적으로 늘렸다. 지난해 말 외국인 보유 국내 채권 중 45.6%로, 여전히 주요 투자 주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외국인은 작년 코로나19 확산과 재확산 속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소식 등에 반응해 국채선물 대량 매집과 투매를 반복하며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2016년 글로벌 펀드의 자금 유출 사례와 같이 급격한 자본 유출입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대응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재부가 발표한 국채시장 역량강화 대책에는 외국인 국채투자 확대 및 자금 유출입 안정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글로벌 채권지수(WGBI) 편입 여부 결정을 위한 사전검토 착수와 주요 투자자 협력채널 구축 및 IR(투자설명) 강화, 외국인 자금 유출입 상황별 경보 및 대응체계 운영 등이 10대 과제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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